경기 중 태도 논란에 휩싸였던 한국 야구 대표팀 강백호(23)의 ‘껌 씹기’ 장면이 일본 언론에 소개됐다.
일본 스포츠 매체 더 다이제스트는 8일 “한국 야구 대표팀이 13년 만에 올림픽 2연패를 노렸으나 굴욕의 4위라는 결과를 얻었다”며 선수들을 향한 국내 팬들의 비판 여론을 보도했다.
매체는 “일본과 미국에 이어 도미니카공화국에게까지 패하며 동메달 획득에 실패하자 대표팀을 향한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중 가장 신랄한 것이 강백호에 대한 것이다. 강백호는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선전했으나 벤치에 멍하게 앉아 입을 크게 벌리며 껌을 씹었고 껌이 입가에 대롱대롱 매달려있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딘가 충격을 받았거나 집중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이날 중계를 맡은 메이저리그 출신 레전드 박찬호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며 “이런 논란이 있었다는 걸 모르는 듯 강백호는 경기 후 신묘한 표정으로 ‘코칭스태프와 선배들이 정말 열심히 해줬다. 승리에 기여하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비아냥 섞인 반응을 내놨다.
앞서 문제의 장면은 7일 도미니카공화국과 겨룬 동메달 결정전에서 나왔다. 뒤지고 있던 한국은 5회 말 6-5 역전에 성공했지만 이어진 8회 초 오승환이 5점을 내주며 재역전을 허용했다. 이때 중계화면에는 더그아웃에 몸을 기댄 채 멍한 표정으로 껌을 질겅질겅 씹는 강백호의 얼굴이 포착됐다.
KBS 해설위원으로 경기를 중계하던 박찬호는 “강백호의 모습이 잠깐 보였는데, 지더라도 우리가 보여줘서는 안 되는 모습을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며 “계속해서 파이팅을 해야 한다”고 쓴소리했다.
야구선수들이 긴장 완화를 위해 경기 중 껌을 씹는 건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상황이 달랐다. 일부 팬들은 거듭된 졸전으로 실망을 안기는 걸로도 모자라, 동메달 확보의 가능성까지 물거품 된 상황에서 국가대표가 보일만 한 행동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후 강백호의 껌 씹기 장면은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공유됐다. 경기에서 패했지만 간절함 하나로 끝까지 투지를 불사른 우상혁(높이뛰기), 여자 배구 대표팀 등과 비교하는 게시물이 등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