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예방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 결과에는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와 같은 변형된 바이러스에 백신의 항체 보호 수준이 3분의 2정도 감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17일(현지 시각) 자사의 백신이 남아공 변이에 효과가 있을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과 의학전문매체 스탯(STAT) 등 따르면,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텍사스주립대 의과대학(UTMB)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남아공 변이인 B.1.351와 같은 변이 특색을 지닌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을 통해 밝혔다. 실험은 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혈액을 채취한 뒤,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바이러스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험 결과, 백신의 항체 보호 수준은 다른 형태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비교해봤을 때 남아공 변이에 약 3분의 2 정도 감소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백신 접종이나 과거 감염으로 체내에 생성되는 항체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남아공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연관된 유전자 부위에 변형이 있는데, 이 때문에 백신 효과가 덜어지거나 완치자가 재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백신의 효과 유무를 판가름할 항체 보호력에는 설정된 기준이 없기 때문에 항체 보호 수준 3분의 2 감소가 백신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측은 자사 백신이 여전히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고 남아공발 변이가 백신 예방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화이자는 자사 백신이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효과 감소가 거의 없다고 지난달 27일 밝힌 바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UTMB의 한 연구원은 “바이러스 감염을 무력화하는 하한선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 그는 남아공 변이가 백신 예방효과를 떨어뜨린다고 하더라도 감염이 중증이나 사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제약사인 모더나도 남아공 변이에 대한 자사의 백신 항체 수준이 기존보다 6배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를 NEJM에 게재했다. 모더나는 남아공 변이에 대한 자사 백신의 실제 예방효과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