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주총서 발언하는 손정의 회장./연합뉴스

일본 소프트뱅크가 챗GPT 운영사인 오픈AI에 5억 달러(약 66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IT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이 30일 보도했다. 테크 업계에선 지난 수년간 스타트업 투자에서 일련의 손실을 겪으며 신규 투자를 대폭 줄여왔던 소프트뱅크가 생성형 AI 투자에 본격 뛰어들기 위한 스타트라인을 끊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투자금을 지난 2019년 인공지능(AI) 분야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조성한 ‘비전펀드 2′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비전펀드 2는 조성 당시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기업에서 출자에 참여했지만, 코로나 이후 부침을 겪으며 현재로서는 대부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개인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프트뱅크는 유망한 스타트업 설립 초기에 빠르게 투자를 집행해 대규모 이익을 얻는 것으로 유명했지만, 오픈AI에 대한 투자는 이와 반대되는 ‘늦깎이 투자’다. 최대 65억 달러 모금을 목표로 한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지난해 초 290억 달러에서 5배 이상 폭등한 1500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그만큼 손 회장은 오픈AI와 생성형AI 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프트뱅크는 공유 오피스 업체 ‘위워크’ 등 투자 실패와 코로나 이후 기술주 하락 등 악재로 최근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었다. 한동안 투자계에서 자취를 감췄던 손 회장은 지난 6월 주주들에게 “내가 태어난 이유는 ASI(인공 수퍼인텔리전스)를 실현시키기 위함”이라며 “성공 및 실패를 따지지 않고 다음 큰 투자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그 동안 비전펀드 자산 매각, 지난해 소프트뱅크가 지분 90%를 갖고 있는 영국 ARM의 성공적 기업공개(IPO) 등으로 한 숨 돌린 손 회장이 생성형AI를 중심으로 투자 활동에 재시동을 걸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실제로 손 회장은 이후 AI검색 엔진 업체 ‘퍼플렉시티 AI’에 2000만 달러로 투자를 재개했고, 오픈AI에 이에 25배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자체 AI반도체 제조를 위한 투자 구상을 가장 먼저 논의했던 사람도 손 회장”이라며 “향후 오픈AI와 소프트뱅크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