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의 생성 AI인 파이어플라이. /어도비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가 표절 문제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생성 AI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동안 사용자의 지시를 받아 그림을 그려주는 생성 AI는 크리에이터들의 기존 작품을 바탕으로 학습한 결과물을 내놓아 저작권 논란이 있었는데 이를 해결한 것이다.

어도비는 21일(현지시각) 자사 생성 AI 기능인 ‘파이어플라이’를 내놓았다. 파이어플라이는 디자이너와 기업 고객을 위해 어도비가 축적한 3억3000만개의 사진과 비디오, 일러스트레이션으로 구성된 어도비 스톡을 기반으로 학습했다. 특히 저작권이 만료된 사진, 무료 사진, 공공 도메인 콘텐츠를 기반으로 훈련해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어도비는 설명했다.

어도비의 파이어플라이는 기능적으로 이미 시중에 나온 미드저나,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생성 AI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어도비는 이 생성 AI 기능을 전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자사 프로그램인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프리미어프로 등에 통합하며 차별화를 둔다는 방침이다. 사용자들이 각각의 생성 AI 프로그램을 사용한 후 포토샵 등으로 최종 수정할 필요 없이 어도비 프로그램 내에서 한번에 이미지 창작과 수정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어도비의 생성 AI인 파이어플라이를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 프리미어프로에 적용한 모습. 봄철 모습이 겨울철 풍경으로 순식간에 바뀐다. /어도비 영상 캡처

특히 어도비는 포토샵 내 자막 효과에서도 생성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원하는 자막 글꼴을 고르고 생성 AI에 “불꽃놀이 효과를 넣어달라”고 하면 화려한 불꽃놀이 무늬의 자막이 나타난다. 어도비는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프리미어프로에서 생성 AI를 통해 봄 장면 동영상을 겨울 장면 동영상으로 바꾸는 기능도 개발 중”이라고 했다. 어도비는 파이어플라이의 사용 요금을 베타 서비스 실시 후 정할 예정이다.

어도비는 생성 AI 기능을 확대하면서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작품과 지적 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는 도구도 개발했다. ‘콘텐츠 진위 이니셔티브(CAI)’가 그것이다.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작품이 AI 학습에 활용되지 않도록 요청할 수 있고, 작품 속에 이름과 날짜, 활용한 툴 등을 표시할 수 있게 했다. 그림을 클릭하면 ‘이 그림은 생성 AI 툴로 만든 것’이라는 표시가 뜨는 것이다. 어도비는 파이어플라이 학습에 활용되는 사진이나 그림을 제공한 크리에이터에겐 일종의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저작권과 크리에이터 보호 측면에 중점을 둔 어도비의 파이어플라이는 그동안 생성 AI에 거부감을 나타냈던 예술가들을 겨냥한다. 그동안 예술가 집단은 생성 AI가 초래하는 저작권과 관련한 윤리적 문제로 생성 AI 도구를 반대해왔다. 올 1월 사라 앤더슨, 켈리 맥커넌, 칼라 오티즈 같은 예술가들은 생성 AI인 스테이블디퓨전과 미드저니 개발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AI 업체들이 원작 예술가의 동의 없이 웹에 있는 작품을 동원해 AI 도구를 훈련시켰고 이는 예술가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크 업계에선 다른 생성 AI보다는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로운 어도비 파이어플라이가 크리에이터들에게 수용되기 쉬울 수 있다고 본다. 블룸버그는 “어도비는 법적으로 안전한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빠르게 진화하는 AI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길 희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