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1일 미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에듀테크 컨퍼런스 'ASU+GSV 서밋'에서 한국의 교육 관련 스타트업들이 한국의 AI 기반 에듀테크를 소개하고 있다. /뤼이드

“교육열이 매우 높고, 교육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이 빨라 에듀테크 기술을 고도화하기에 한국은 최적의 시장입니다. 해외 여러 기업은 한국의 교육 시장에 큰 관심을 보입니다.”

지난 9~11일(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에듀테크(EdTech·교육관련 기술) 컨퍼런스 ‘ASU+GSV 서밋’에서 한국의 교육시장과 관련 AI(인공지능) 기술이 큰 주목을 받았다. ASU+GSV 서밋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교육기술 관련 컨퍼런스다. 전 세계 교육 정책 입안자, 교육 선도 기업, 엔지니어와 투자자 등이 한자리에 모인다.

올해는 한국의 ‘뤼이드’가 초청받아 4개의 세션을 기획했다. 뤼이드는 ‘산타토익’으로 유명한 교육 인공지능 솔루션 기업이다. 지난 5월 행사 주최사인 GSV(글로벌실리콘밸리)가 선정한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 150’에 선정됐다.

특히 뤼이드가 기획한 ‘교육과 기술의 만남, EdTech 강국 대한민국’ 세션에는 아동용 모바일 교육 앱 서비스 기업 에누마, 포브스아시아의 100대 유망기업에 선정된 교육 소통 플랫폼 클라썸, 일대일 화상영어 제공 기업 링글 등 한국 교육테크 스타트업이 무대에 올라 한국 에듀테크 기술을 선보였다.

뤼이드의 AI 기반 맞춤형 토익 교육 서비스 ‘산타토익’. /뤼이드 홈페이지 캡처

◇전 세계 관심 받는 한국의 에듀테크

최근 교육 분야는 AI를 통해 학습자 개개인의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AI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교육과 기술의 만남, EdTech 강국 대한민국’ 세션에 참여한 미국 교육시장 조사기관 홀론아이큐의 패트릭 브라더스 매니징디렉터는 “해외에서는 한국 에듀테크 기업들이 가진 글로벌 시장과의 연계성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국 교육 시장의 성공에 대한 비결을 탐구하고 그 사례를 다른 나라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고 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김범수 트랜스링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징파트너도 “해외에서 한국 에듀테크 산업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고 했다.

한국의 에듀테크 기업들은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분야와 국가에 진출을 시도 중이다. 뤼이드의 경우 수년간 쌓아온 세계 최대 규모 학습 데이터 ‘에드넷’을 작년에 공개했고, 이를 바탕으로 작년 10월 글로벌 교육 알고리즘 챌린지를 개최해 전 세계 교육 AI 연구진의 관심을 받았다.

이날 에누마, 클라썸, 링글 등 한국 AI 교육 기업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 전 세계적인 문맹률은 높아졌고, 교육에 대한 수요는 범지구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한국의 에듀테크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9~11일 미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에듀테크 컨퍼런스 'ASU+GSV 서밋'에서 뤼이드 주도로 출범한 '건강한 AIEd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합'. 왼쪽부터 짐 래리모어 뤼이드 교육기회확대 최고책임자, 데일 엘런 덱스테라 창업자, 마크 슈나이더 미국 교육부 산하 교육과학원 디렉터, 스티브 리터 카네기러닝 창업자, 에린 모트 이노베이션EDU 전무이사, 존 위트먼 슈미트 퓨처스 재단 선임. /뤼이드

◇한국 뤼이드가 주도해 교육 인공지능 연합체 출범

특히 뤼이드는 ASU+GSV 서밋에서 출범한 ‘글로벌 EdTech AI벤치 마크 이니셔티브’를 주도했다. 교육 인공지능을 누구나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만든다는 글로벌 협약에 참여한 것이다. 이 연합에는 글로벌 교육산업을 이끌어가는 30여개 기업과 기업이 참여했다. 미국 교육부 산하 교육과학원, 카네기러닝, 슈미트 퓨처스 재단 등이 참여했고, 유네스코, 미국교육평가원 등도 동참 의사를 밝혔다.

연합체는 AI를 활용해 기존 등급을 매기는 학습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화·맞춤화된 학습 환경을 구축하고 낙오하는 학생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또 교육 AI 고도화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와 공유, 인프라 구축 등을 향후 지속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짐 래리모어 뤼이드 교육기회확대 최고책임자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건강한 교육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모든 분야 관련 기관들이 혜택을 누리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한 어린이가 AI 기반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교육 서비스로 학습을 하고 있다. /조선DB

◇폭발하는 에듀테크 시장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에듀테크 시장은 2018년 1530억달러(179조원) 규모에서 2025년 3420억달러(400조원)로 폭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학습이 팽창하면서 개인화·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에듀테크 시장은 더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AI와 VR·AR(증강현실)을 활용한 에듀테크 기업들엔 막대한 돈이 몰리고 있다. 미국의 에듀테크 투자 규모는 지난 2019년 16억6000만달러(1조9400억원)를 기록하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와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인 액셀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온라인 대학강의 플랫폼인 에머리투스에 6억5000만달러(7600억원)를 투자했다. 전 세계 40개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언어 학습 서비스 ‘듀오링고’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나스닥에 상장해 거래 첫날 주가가 36% 올랐고, 65억달러(약 7조 6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