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게임업계는 유례없는 특수를 누렸다. 주요 게임사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3곳이 연 매출 7조원을 합작하는 시대가 됐다. 시장이 커지면서 변두리 산업으로 치부받던 게임업계의 위상도 크게 올라갔다. 올해 게임업계 주요 뉴스를 정리했다.

올해의 인기 모바일 게임들. 왼쪽부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카카오게임즈의 가디언테일즈, 웹젠의 R2M,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2의 게임 장면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내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3년 29.1%에서 2019년 57.5%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각사

◇①올해 게임 시장 17조원… 국내 게임사 몸값 100조원 눈앞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9% 성장했다. 작년 전체 매출은 15조5750억원이었고, 올해에는 약 17조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로 야외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실내에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진흥원에 따르면 게임 이용률은 2019년 65.7%에서 올해 70.5%로 4.8%포인트 올랐다.

국내 게임사들의 몸값도 크게 뛰었다. 일본에 상장한 넥슨은 지난 16일 3210엔에 장을 마감하면서 당일 환율 기준 시가총액 30조185억원을 기록했다. 내년 상장을 준비하는 크래프톤도 시총 30조원 수준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씨(19조원), 넷마블(10조원), 카카오게임즈(3조4000억원), 펄어비스(3조5000억원) 등도 기업 가치가 급등세여서 조만간 국내 게임업계 시총 100조원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②모바일 게임 시장 급성장

모바일 게임도 크게 성장했다. 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비중은 2013년 29.1%에서 2019년 57.5%로 급증했다. 엔씨 ‘리니지M’과 ‘리니지2M’, 넷마블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등 기존 인기 모바일 게임들이 꾸준한 매출을 올린 가운데 올해 나온 넥슨 ‘바람의나라: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넷마블 ‘세븐나이츠2’ 등 신작들도 흥행 대열에 합류했다. 세계 1위 PC 게임인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롤)’도 올해 모바일 버전인 ‘와일드 리프트’를 출시했다.

◇③4년 만에 중국 게임 허가(판호) 발급

지난 2일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중국 미디어 검열 기구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으로부터 게임 서비스 허가(판호)를 발급받았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양국 외교 관계가 악화하면서 2017년 3월 이후 한국 게임에 허가증을 전혀 내주지 않았던 중국이 3년 9개월 만에 문을 연 것이다. 그동안 주요 게임사들은 핵심 시장인 중국 진출용 신작을 만들어 놓고도 허가를 받지 못해 제대로 출시하지 못했다. 게임업계는 이번 허가를 계기로 40조원 규모에 이르는 중국 게임 시장 재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④e스포츠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 채택

지난달 아시아올림픽평의회는 오는 2022년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게임을 축구나 수영 같은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한 것이다. 국내 프로 게이머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 병역 특례를 받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e스포츠가 미국에서는 농구나 야구보다 시청률이 높은 상황”이라며 “e스포츠 선수에 대한 입영 연기도 함께 고려하겠다”고 했다.

◇⑤NC다이노스 프로야구 우승, 게임업계 첫 보관문화훈장

지난달 프로야구 NC다이노스가 창단 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게임회사 엔씨가 투자한 야구단이 삼성⋅LG⋅SK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을 모회사로 둔 야구단을 꺾고 정규 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챔피언에 오른 것이다. 지난 8일 열린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시상식에선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그룹 의장이 최고상인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개발해 3조5000억원 수출 성과를 낸 점을 인정받았다. 게임업계 관계자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