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사학자이자 진보 진영의 대표적 역사학자인 강만길(90) 고려대 명예교수가 23일 별세했다. 경남 마산(현 창원)에서 태어나 고려대 사학과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1년부터 고려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1980년 해직됐다가 4년 만에 복직했다.
1978년 창작과비평사를 통해 대표 저술 ‘분단 시대의 역사 인식’을 내 “분단 시대를 현실로 직시해야 하며 역사학이 그 극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학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0년대 ‘6·25는 남침이냐 북침이냐’고 묻는 제자들에게 호통을 치며 “그런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고문과 월간 ‘사회평론’ 발행인, 상지대 총장을 지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인 1998~2003년엔 대통령자문 통일고문회의 고문을 지냈고, 남북역사학자협의회 남측위원회 위원장,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도 맡았다.
2007년 재단법인 ‘내일을 여는 역사재단’을 설립해 한국 근현대사 연구자의 활동 지원에도 나섰다. 2008년엔 그의 이름을 딴 ‘강만길연구지원금’이 생겼다. 국민포장, 단재상, 만해상, 후광김대중학술상 등을 받았다. 유족은 아내 장성애씨와 딸 강경미·강지혜씨 등이 있다. 빈소는 고대안암병원, 발인은 25일 오전 8시 30분, 070-7816-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