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위탁 제조 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아이폰을 넘어 전기차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대만 폭스콘은 지난 9일 일본 도쿄에서 전기 자동차 사업 설명회를 열고 일본 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폭스콘은 2027년까지 일본 시장에 승용차와 버스 등 전기차 모델 3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폭스콘이 어떤 일본 자동차 회사와 협력하는지는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생산자 기준으로 볼 때, 폭스콘은 세계 전자 제품 생산 시장에서 점유율 40%로 1위다. 대표적으로 생산하는 제품이 아이폰이다. 2020년 전기차 시장에 처음 진출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대 중이다. 대만 TSMC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처럼 고객사와 계약해 자동차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소형차부터 밴, 버스 등 다양한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 예로 2023년부터는 대만 자동차 업체인 유룽모터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자동차 기업들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폭스콘은 이 자동차 업체들의 아웃소싱 물량을 노리고 있다”고 했다. 위탁 생산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폭스콘의 세키 준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닛케이 아시아와 인터뷰에서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할 뿐, 기존 자동차 제조 업체들과 경쟁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특히 폭스콘은 일본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은 미국 테슬라나 중국 BYD(비야디) 등 경쟁자들에 비해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에서 밀린 일본 2·3위 자동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은 덩치를 키우기 위해 합병을 시도하기도 했다. 폭스콘은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과 손잡는 것이다.
폭스콘은 미쓰비시와 혼다, 닛산 등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최근 “미쓰비시자동차가 폭스콘에 전기차 생산을 위탁할 방침”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폭스콘은 미국에도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모든 생산은 대만에서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미국이나 일본 등 현지에서도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세키 준 CSO는 내년부터 폭스콘이 생산한 소형 전기차를 오세아니아 지역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