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28일 “(수능에서) 괴물 같은 ‘킬러 문항’을 제거하고 평가 본질로 돌아갈 것”이라며 “수험생의 불안감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경기 고양시 EBS 본사에서 수능 강의를 하는 현직 교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최근 수능·모의평가의 킬러 문항 22개를 공개했을 때 많은 분이 ‘정말 괴물 같은 문항’이라고 분노했다”며 “교육 당국이 철저한 반성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핀셋’ 제거해 공교육 과정을 충실히 공부한 학생이 좋은 성적을 받는 공정한 결과를 내겠다”고 했다.
간담회에서 심주석 EBS 수학영역(인천 하늘고) 교사는 “수능 문제가 기출 문제에서 자꾸 업그레이드되면서 진화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괴물 같은 문항이 (계속) 나올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누구도 (수능이 킬러 문항으로) 괴물화하는 과정을 인지하지 못했지만, 정부에서도 이게 문제라는 걸 인지하는 시점이 온 것 같다”고 했다.
윤혜정 EBS 국어영역(서울 덕수고) 교사는 “초고난도 문항은 수많은 아이들의 공부 과정을 고통스럽게 한다”며 “중상위권, 중하위권 학생들도 ‘리트(로스쿨 입학을 위한 법학적성시험)’ 등을 풀어야 한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수준에 안 맞는 공부를 하느라 힘들어한다”고 했다. 이어 국어 킬러 문항에 대해 “아이들은 인생에서 가장 긴장한 날, 1교시부터 생소한 개념과 원리로 가득 찬 긴 지문을 짧은 시간에 풀어야 한다”며 “평소에도 학생들에게 ‘대체 왜 이러실까’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었다”고 말했다.
킬러 문항 배제 후 변별력과 관련해 윤 교사는 “과거에도 어렵지만 좋은 지문들이 있었다”며 “(교육 당국이) 지문 난이도와 정보량을 조정해 주거나 EBS에 실려 있는 비문학 독서 지문을 활용해 주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제안했다. 이 장관은 “사교육 업계에 진출하면 큰돈을 벌 수 있는 선생님들이 EBS에 남아 강의해주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며 “최근 사교육 경감 대책에서 발표한 것처럼 EBS 콘텐츠 활용도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