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 아침만 해도 한반도에서 닭은 일본어로 ‘고게고꼬’라고 울었다. 그러나 해방이 되자 닭 울음소리도 ‘꼬꼬요’라고 달라졌다.(1946년 3월 11일 ‘주간 소학생’) 학교에서 선생님이 “알겠니?”라고 물어볼 때 “하이~”라고 대답하던 아이들은 이제 “네~”라고 말하게 됐다.
광복 80주년의 마지막 특별전이 18일 서울 광화문 앞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개막했다. 내년 3월 31일까지 열리는 ‘1945-1948 역사 되찾기, 다시 우리로’다. 1945년 광복부터 1948년 정부 수립까지 해방 공간의 3년이 우리의 이름을 되찾고, 말과 문화, 기억을 회복하며, 왜곡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치열한 여정이었음을 일깨워 준다.
해방 후 첫 발간 교과서인 ‘한글 첫걸음’과 우리 이름이 복구된 통지표, 복간된 해금 도서들, 1945년 11월 23일 조선일보 복간호 복사본과 일제로부터 반환된 문화유산 ‘국새 칙명지보’ 등이 전시된다.
한국 현대사 속 ‘밤’의 의미를 재조명한 특별전 ‘밤 풍경’도 함께 열린다. 내년 3월 22일까지다. 한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최근 우리 박물관 전시 중 가장 부드럽고 서정적인 전시일 것”이라고 했다. 1982년까지 오랜 시간 유지된 ‘야간 통행 금지’ 제도로 인해 통제와 어둠 속에 갇혀 있던 밤이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시간으로 자리 잡은 여정을 다채로운 전시물로 풀어낸다.
통금 시절의 에피소드를 담은 만화 ‘고바우 영감’, 통금이 임시 해제된 크리스마스날 밤의 일기, 1960년대 두 연인이 밤마다 쓰던 연애편지, 통금 전면 해제를 알린 신문 호외, 1990년대 밤을 잊고 PC 통신에 빠진 이들이 쓰던 ‘하이텔 단말기’ 등이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