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유통환경 속에서 경계를 허무는 ‘글로벌 전략’이 기업 생존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단순한 해외 진출을 넘어 K브랜드 수출과 해외 브랜드의 국내 론칭 등 ‘유통 허브’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중소 브랜드의 글로벌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동시에, 해외 유망 브랜드도 발굴해 국내에 들여오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K브랜드는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 시장에 안착시키고, 해외 브랜드는 온오프라인 채널로 국내 소비자와 접점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8일 일본 ‘샵채널’에서 단독 패션 브랜드 바이브리짓을 선보였다. /롯데홈쇼핑 제공

◇K브랜드 수출 비결은 ‘현지화’ 전략

롯데홈쇼핑의 K브랜드 수출 전략은 명확하다. 현지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 기획부터 마케팅, 콘텐츠까지 전 과정에서 철저한 현지화를 추진한다. 방송 콘텐츠 기획력과 단독 브랜드 운영 경험을 활용해 현지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독점 수출 중인 기능성 탈모 샴푸 ‘그래비티’는 지난달 22일, 대만 1위 홈쇼핑 채널인 ‘모모홈쇼핑’에서 준비 물량이 완판되며 주목받았다. 대만 진출을 위해 모발 볼륨 효과를 강조한 전용 패키지를 제작하고, 실제 탈모로 고통받는 게스트가 출연해 제품 효과를 검증하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쳤다. 고온다습한 기후로 모발이 처지기 쉬운 대만 환경에 맞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하반기에는 일본·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한다. 일본에서는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춰 ‘그래비티’ 샴푸 향을 리뉴얼하는 등 감성 요소까지 반영한 맞춤형 전략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8일에는 일본 최대 홈쇼핑 ‘샵채널(Shop Channel)’에서 단독 패션 브랜드 ‘바이브리짓’을 선보였다. 일본 소비자에게 생소한 국내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브랜드 기획자가 직접 방송에 출연했다. 제품의 소재, 디테일, 스타일링 팁을 진정성 있게 전달한 결과, 리넨 셔츠와 팬츠의 주요 사이즈가 매진됐다.

◇해외 브랜드의 국내 유통…온오프라인 아우르다

롯데홈쇼핑은 해외 패션 브랜드의 판권을 인수해 국내에 유통하는 수입 사업도 전개 중이다. 국내 론칭 이력이 없는 글로벌 브랜드를 발굴해 국내 패션 전문몰, 편집숍 등 쇼핑 플랫폼에 유통하는 형태다.

롯데홈쇼핑은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에이글의 국내 유통을 전개 중이다.

지난해 △이탈리아 친환경 패션 브랜드 우프웨어 △프랑스 시계 브랜드 랩스 △프랑스 레인웨어 브랜드 플로트 등 7개 판권을 확보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은 더현대 서울, 갤러리아 광교점 등에서 팝업 스토어를 개최하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지난 4월에는 판권 인수 브랜드의 인지도 향상과 고객층 확대를 위해 글로벌 패션 온라인 편집숍 ‘아프트(APTE)’도 오픈했다.

롯데홈쇼핑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브랜드는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에이글(AIGLE)이다.

에이글은 프랑스 장인이 수작업으로 만드는 천연 고무부츠다. 현재 프랑스 국민 브랜드로 불릴 만큼 인기가 높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9월 에이글의 국내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팝업 스토어와 편집숍 등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해 왔다. 올해에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첫 정규 매장을 오픈하고 자사몰도 론칭하는 등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