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내에서 SK이노베이션은 작년 SK E&S와의 합병으로 총자산 110조원 규모의 민간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에너지 분야 그룹 핵심 기업으로, 석유화학 분야 침체를 극복하고 새로운 경쟁력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중 100% 자회사로 둔 SK지오센트릭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은 1972년 국내 최초로 납사 분해 설비를 가동한 후 지속적인 연구·개발 등으로 신기술을 하나하나 늘려 왔다. 기초 유화 사업을 기반으로 촉매 및 제품 기술을 고도화해 경쟁력을 갖춘 SK지오센트릭은 올레핀, 폴리머, 아로마틱 및 용제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판매하며 자동차, 전자, 건설, 의류 등 여러 산업 발전에도 기여했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반도체용 케미컬과 포장 소재 등 신사업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차세대 소재의 상업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SK지오센트릭은 차별화된 고부가 화학 제품인 에틸렌 아크릴산(EAA)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EAA는 포장재에 쓰이는 기능성 접착 수지로 알루미늄 포일, 폴리에틸렌 등 포장재를 접착하는 소재로 쓰인다. 외관상으로 하나의 재질처럼 보이는 포장재는 자세히 보면 여러 재질이 층을 이루고 있어, 각 포장재를 붙이는 소재 또한 필요하다. 최근에는 우유팩과 같은 무균 포장재를 비롯해 치약 등에 쓰이는 적층 튜브, 육류 패키지, 강화유리 등 쓰임새가 커지고 있다. 또 기존 종이 코팅을 대체하고, 폐기할 때 재질별 분리 또한 쉬운 장점들 덕분에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며 재활용을 용이하게 하는 등 환경에도 긍정적이다.
지오센트릭은 2017년 미국 다우케미칼로부터 미국 텍사스, 스페인 타라고나 등 공장 2곳을 인수해 EAA를 매년 4만8000t(톤) 생산하고 있다. 세계 둘째 규모다. 생산하는 기업도 현재 지오센트릭을 포함해 세계 4곳뿐이라 중국의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공습에도 대응할 수 있다.
SK지오센트릭은 EAA에 나트륨, 이온 등 금속 이온을 결합한 ‘아이오노머’ 경쟁력 또한 강화한다. 골프공, 강화유리처럼 외부 충격을 흡수하고, 오랜 시간 튼튼한 내구성을 갖춰야 하는 제품에 주로 쓰이는 소재다. 특히 골프공, 자동차 부품, 포장재에 많이 활용되며 최근에는 건축 자재, 의료 기기 등으로도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현재 미국·유럽 중심으로 소비가 늘고 향후 아시아로도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생산 및 판매를 늘려갈 계획이다.
그 밖에 화학 소재 사업의 경우 기초 유화를 원료로 고기능성 포장재 및 자동차 경량화 소재 등 고부가 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고기능성 포장재 분야의 경우, 2019년 프랑스 아르케마(Arkema)의 기능성 폴리올레핀 사업을 인수해 제품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자동차 경량화 소재 분야에서는 2015년 자체 개발한 고기능성 폴리에틸렌인 넥슬렌(Nexlene)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인 사빅(SABIC)과 합작 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