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축제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0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 개막을 시작으로, 7월에는 대구치맥페스티벌이 한여름 대구를 더 뜨겁게 달군다. 9월에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등으로 꾸며지는 판타지아대구페스타 가을축제가 이어진다.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는 축제들이 대구에서 잇따라 열린다. 오는 20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7월 2일 대구치맥페스티벌 개막으로, 대구의 여름이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2023년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 개막축하공연의 모습. /대구시 제공

19일 대구시에 따르면, 제19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딤프)은 20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대구 전역에서 펼쳐진다. 올해 딤프는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롭고 폭넓은 스펙트럼의 작품 라인업으로 전 세계 뮤지컬 팬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딤프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뮤지컬 축제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6년 ‘프레(pre) 딤프’(1회 딤프는 2007년)로 첫발을 내디딘 이후 대한민국 뮤지컬 산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을 통해 뮤지컬의 중장기적 발전을 지원하고, 뮤지컬아카데미를 통해 창작자와 배우 등 전문 인력 육성에도 힘을 쏟았다. 또 글로벌 오디션인 딤프 뮤지컬스타를 통해 신인에게 기회를 제공했고, 인큐베이팅 공연 지원 등을 통해 창작 뮤지컬 육성에도 정성을 들였다. 이러한 노력이 쌓이면서 열매를 맺기도 했다. 올해 토니상에서 뮤지컬 작품상, 연출상, 각본상, 음악상, 무대디자인상, 남우주연상 총 6관왕의 영예를 차지한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의 주역인 윌 애런슨(작곡)과 박천휴(작사·극작) 콤비가 2012년 첫 호흡을 맞추었던 작품 ‘번지점프를 하다’도 앞서 2010년 제4회 딤프 창작지원작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특히 윌 애런슨은 2008년 제2회 딤프 창작지원작 ‘마이 스케어리 걸(My Scary Girl)’ 의 작곡가로 데뷔했으며 창작지원작 중 대상 격인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2009년 뉴욕뮤지컬 페스티벌(NYMF)에 초청됐고, 최우수 뮤지컬상과 최우수 연기상 2개 부문을 수상했다. 딤프 관계자는 “딤프가 그들의 여정의 한 장면으로 함께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자 자양분이 됐다”고 평가했다.

치킨의 성지 대구에서 열리는 ‘대구치맥페스티벌’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한민국 대표 여름 축제인 ’2025 대구치맥페스티벌’은 7월 2~6일 대구 두류공원 일대에서 진행된다. 축제 공간은 대프리카 워터피아, 블러드 호러 클럽, 치맥 여행자의 거리 등 대구치맥페스티벌만의 정체성을 담은 새로운 공간 콘셉트와 콘텐츠로 관람객을 맞이한다고 대구시는 설명했다.

지난해 대구치맥페스티벌을 찾은 관객들이 시원한 물속에 발을 담그고 치킨과 맥주로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하와이안 아이스펍'에서 치맥을 즐기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와 치킨 산업의 인연은 19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7년 제작된 대구시 전도를 보면 조선 3대 시장이었던 서문시장 내 닭을 파는 곳의 규모가 시장 전체의 30%가량을 차지했다. 또 1970년대부터 대구 인근인 경북 청도, 경산을 중심으로 유명한 양계장이 있었으며, 1970년대 칠성시장을 중심으로 계육 가공회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닭을 재료로 하는 음식이 대구에 자리 잡았다. 칠성시장 청과물 상가 주변으로 닭 내장 볶음집이, 수성못 주변에는 닭발집이, 그리고 평화시장에는 닭똥집 골목이 형성됐다. 이후 1985년 대구 동구 효목동에 문을 연 ‘멕시칸’이 국내 처음으로 치킨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1990년대에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간장 맛으로 치킨 업계를 주름 잡았던 ‘교촌치킨’과 두 마리 치킨 시대를 연 ‘호식이 두 마리’ 등이 지역에 기반을 두고 시작해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2023 대구치맥페스티벌 치킨요리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치맥킹’은 미국, 일본, 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성공하는 등 대구 치킨 산업의 경쟁력은 전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런 치킨 산업 인프라에 맥주를 결합해 2013년 7월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시작됐다. 2016년 관람객 100만명을 넘어섰고,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문화관광 육성축제’에 지정됐다. 이후 2020년 문체부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됐고, 지난해에도 재지정됐다. 현재 전국 1200여개 지역 축제 중 문화관광축제는 단 25개 뿐이다.

화려한 뮤지컬의 조명이 꺼지고, 치맥 축제의 술잔 부딪치는 소리가 잦아들면 오페라 선율이 대구를 수놓는다.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영원(Per Sempre)’을 주제로 9월 26일부터 11월 8일까지 44일간 개최된다. 특별히 이번 축제는 세계가 주목하는 ‘숯의 화가’ 이배 작가와의 협업으로 숯이라는 재료를 통해 무한히 반복되는 소멸과 재생의 순환구조를 담아온 작가의 작품 세계와 오페라의 극적 서사를 결합해 예술적 시너지 극대화 및 장르 간 교류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22년동안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은 희소성 높은 작품을 꾸준히 제작하면서 K오페라 장르 발전을 선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개막작으로 무대에 올리기 까다로운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전막공연을 국내에서 28년만에 제작해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이 공연은 뛰어난 작품성을 선보이며 한국 오페라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한다. 올해에는 베르디의 대작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신윤복의 ‘미인도’를 모티브로 하는 창작오페라 ‘미인’, 세계 신진성악가 합동공연 ‘피가로의 결혼’ 등이 무대에 오른다.

이 축제와 함께 판타지아대구페스타 가을축제도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대구 달성군 사문진상설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지는 달성100대피아노 공연, 달서구 코오롱 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파워풀 대구가요제,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펼쳐지는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 등 다양한 공연과 전시, 시민 참여 축제 10여 건이 대구 지역 곳곳에서 이어진다.

축제 기간 동안 ‘대구10미’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이벤트도 이뤄진다. 대구10미는 따로국밥, 동인동찜갈비, 막창구이, 논메기 매운탕, 무침회, 납작만두, 복어 불고기, 야끼우동, 뭉티기, 누른 국수 등 대구를 대표하는 10가지 향토 음식이다.

대구시는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4개월간 ‘대구 10미(味)’와 관련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기간 매월 10일·20일·30일을 ‘대구10미데이’로 지정해 참여 음식점 46곳에서 10미 메뉴를 5~10% 할인된 가격 또는 테이블당 음료 무료 제공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또 음식점 방문 고객이 매장 내 비치된 QR코드를 통해 인증 이벤트에 참여하면 다음 달 추첨을 통해 상품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대구 하면 ‘대프리카’를 떠올리는 분이 많은데, 대구는 뜨거운 더위만큼이나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가득한 열정과 활력의 도시”라며 “많은 분이 축제로 물든 대구를 찾아 대구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