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잘 챙겨 먹는데도 자꾸 무기력하고, 오후만 되면 눈꺼풀이 감겨요.” 일상에서 자주 느끼는 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사실은 ‘영양 결핍’의 신호일 수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은 충분한 칼로리를 섭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필수 비타민과 미네랄이 기준치에 못 미치는 ‘배부른 영양실조’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는 잘 먹고 잘 지내는 것처럼 보여도, 정작 몸속은 비어 있다는 것이다.

피곤하다고 비타민 B군만 챙기거나, 감기 예방을 위해 비타민C만 먹는 식으로는 부족하다. 특히 비타민 B군과 비타민 C는 수용성이라 몸에 저장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돼 매일 보충해 줘야 한다. 또 나이가 들수록 위산 분비와 흡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보충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여러 성분을 균형 있게 담은 멀티비타민이 주목받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밥이 보약이다’는 옛말, 끼니만으로는 영양 부족해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삼시세끼만 잘 챙기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농업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농지에 비료와 농약을 과하게 사용하고, 같은 땅에 반복적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연작으로 인해 토양 속 미네랄 함량이 급격히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땅에서 자라는 곡식과 과일, 채소 등의 영양 밀도도 전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일본 과학기술청에 따르면, 과거 시금치 1단에서 얻을 수 있었던 철분을 지금은 19단을 먹어야 보충할 수 있다. 미국 농무부 역시 최근 브로콜리와 시금치의 비타민 C 함량이 1950년대보다 50% 가까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네랄이 부족하면 피로감과 면역력 저하, 근육 경련뿐 아니라 비타민 흡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비타민 D가 활성화되지 않아 골다공증과 불면증, 만성 피로를 유발하고 아연 결핍은 비타민 A 흡수를 막아 시력 저하와 야맹증, 피부 건조로 이어진다.

◇기운 빠지고 무기력…에너지 핵심 비타민 B군 필요

미네랄은 비타민을 활성화하고, 비타민은 에너지를 만드는 기초가 된다. 특히 비타민 B군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을 에너지로 전환해 피로 해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비타민 B1은 뇌의 포도당 대사를 도와 정신 피로를 줄이고, 비타민 B2와 비타민 B6는 세포 에너지 생산을 도와 몸의 활력을 끌어올린다. 비타민 B12는 신경계 건강과 집중력 유지에 관여하며, 결핍 시 기억력 저하와 무기력감을 유발할 수 있다. 비타민 B군 외에도 비타민 C와 E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체내 세포를 보호하고 면역력을 강화해 준다. 또 비타민 D는 뼈 건강뿐만 아니라 근육과 면역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비타민 B군과 비타민 C는 수용성이기 때문에 몸에 저장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돼 매일 보충해 줘야 한다.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위산 분비와 흡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보충제를 함께 복용해 주는 것이 도움된다.

◇멀티비타민 물에 타 마시면 체내 흡수 빨라

비타민과 미네랄은 매일 꾸준히 섭취해야 효과가 있는 만큼, 어떻게 섭취하느냐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정제형(알약) 제품은 간편하지만, 위에서 분해돼 흡수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특히 공복에 섭취하면 위산 분비가 증가해 일부 사람은 속쓰림과 메스꺼움을 느낄 수 있다. 또 알약 크기나 향이 부담인 사람도 있다.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휴대가 간편하면서도 물에 타서 섭취할 수 있는 분말형 제품이 인기다. 물이나 탄산수와 섞어 마시기만 하면 되니 섭취에 부담이 없고 체내 흡수 속도도 빠르다. 특히 물에 잘 녹는 비타민 B군이나 비타민 C는 액상에 가까운 형태로 섭취할수록 체내 활용도가 높다. 실제로 액상형 비타민은 정제형에 비해 4~9배 흡수 속도가 빠르며, 액상으로 섭취한 영양소의 85~90%가 30초 내로 흡수된다.

점점 무더워져 가는 날씨에 입맛도 없고 무기력해지면, 시원한 비타민 한 잔으로 수분과 영양을 동시에 채워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