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충남 예산군청에선 충남도·예산군·충남개발공사와 셀트리온의 투자합의각서(MOA) 체결식이 열렸다. 지난 2023년 11월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1년 3개월 만이다. MOA는 협력 의향을 문서화한 비구속적 합의서인 MOU와 달리 특정한 조건과 세부적인 사항을 담은 법적 구속력을 가진 합의서다. 이번 MOA 체결은 셀트리온의 투자가 확정돼 본격 추진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은 예산군 삽교읍 일원에 생기는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 산업단지에 2028년까지 3000억원을 들여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짓는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고품질 바이오의약품 공급을 확대하겠다”면서 “이와 함께 충남과 예산의 지역 경제 발전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미래의 농식품, 바이오 산업을 이끌어갈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 조성이 본격화하고 있다.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는 대한민국 미래 농식품산업 선도 모델 구축과 농생명 자원 기반 융복합산업 생태계 조성, 미래 세대 농업인 육성, 미래 지향적 농촌 경제 구현 등을 위해 충남도가 조성을 추진 중인 집적화 단지다.
예산군 삽교읍 일원 166만 6000㎡ 부지는 산업단지와 연구지원단지, 스마트팜단지로 구성된다. 2028년까지 3458억원이 들어간다.
신속한 사업 진행을 위해 지난 17일 예산군 삽교읍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예산군과 충남개발공사가 참여한 가운데 토지 보상 설명회가 열렸다. 셀트리온 공장이 들어설 부지 13만2231㎡(약 4만평)에 대해 우선적으로 행정절차 준비에 나선 것이다.
셀트리온이 들어서는 산업단지 부지는 총 100만㎡(30만평) 규모다. 이번에 MOA를 체결한 셀트리온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업인 보람바이오(500억원 투자 계획) 등 25개 업체가 충남도와 투자협약을 맺은 상태다. 여기에 농생명 분야 42개 업체도 입주 의향을 밝히고 있다.
내포 농생명 클러스터가 주목 받는 이유는 지난해 11월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것도 한몫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하는 기회발전특구는 창업·이전·신설·증설하는 기업에 법인세 5년간 100% 감면 이후 2년간 50% 감면, 취득·재산세 5년간 100% 감면 이후 5년간 5% 감면, 개발부담금 100% 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또 지방투자촉진보조금 국비지원 한도액이 1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늘어난다.
클러스터에 들어설 연구지원단지는 기업들의 기술과 상품 개발을 뒷받침할 기반시설이다. 17만 2000㎡ 규모의 연구지원단지에는 벤처기업의 입주공간과 제품개발, 연구시설 등을 통합지원하는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가 2026년 들어설 예정이다. 질병 치료·회복·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신체 기능 활성화 제품’을 개발하고 의료기관의 임상 실증을 거쳐 해외시장 진출까지 지원하는 바이오생체활성제품 글로벌 지원센터도 올해 공사를 시작한다. 그린바이오 소재 작물과 원예 작물을 키우는 스마트팜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산업단지와 연구시설, 스마트팜으로 꽉 채워질 50만평 규모의 클러스터는 국가 대표 바이오 산단 모델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 미래차, 이차전지 등 신산업을 적극 육성해 오면서 바이오 분야에서 취약했던 충남도의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