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영 작가가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 강단에 선 모습. 김 작가는 '별 볼 일 없는 내 이야기를 135만 명이 읽은 이유'라는 제목으로 강연해 호평받았다.

김필영(36) 작가는 매일 아침 종이신문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신문을 펼치는 손끝에서 느껴지는 얇고 바삭한 질감, 활자로 가득한 지면의 묵직한 향취. 신문은 그에게 단순한 정보의 집합 그 이상이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브런치스토리’ 135만 뷰를 기록한 에세이스트인 김 작가의 삶 속에서 종이신문은 생각의 출발점이자 상상력의 원천으로 자리잡았다.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이발소에는 항상 신문이 놓여 있었어요. 손님들이 신문을 읽는 모습을 보며 어린 시절을 보냈죠.” 어린 시절의 경험은 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휴대폰 매장을 운영하다 폐업하는 등 실패를 거듭하던 20대를 지나, 두 아이를 키우며 새로운 자기계발 도구를 찾던 중 종이신문은 자연스레 그의 삶으로 돌아왔다.

육아에 관한 글을 시작으로 ‘135만 뷰 작가’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김 작가는 현재 출판 작가이자 글쓰기 강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는 본지에 칼럼 ‘저랑 같이 신문 읽으실래요’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는 신문이 단순한 정보 전달 매체를 넘어 글쓰기와 강의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기사를 읽다 보면 새벽녘 용역 사무실의 풍경이나 기사 속 주인공의 표정까지 상상하게 되죠. 상상은 구체적인 글쓰기를 가능하게 합니다.”

김필영 작가가 울산 호연초등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글쓰기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 작가는 디지털 시대에도 종이신문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믿는다. “신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성을 다해 읽게 돼요. 그래서 기억에 오래 남고, 생각할 거리도 많아지죠.” 젊은 세대가 종이신문을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하기 위한 방안도 제안했다. “멋진 디자인과 굿즈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일 겁니다. 텍스트를 즐기는 힙한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 작가는 종이신문 읽기의 경험이 젊은 세대에게도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확언했다. 특히 그가 강조하는 종이신문의 진가는 ‘정보’가 아닌 ‘생각’을 제공한다는 데 있다. 디지털 뉴스는 손쉽게 소비되지만, 종이신문은 독자에게 더 깊은 몰입과 사고를 요구한다는 설명이다. “신문을 통해 다양한 기사를 접하며 사고의 지평을 넓힐 수 있습니다. 이것이 종이신문이 가진 가장 큰 힘입니다.”

그의 이런 철학은 구독료를 ‘하루 천원 꼴의 투자’로 여기는 관점에서도 드러난다. 신문 1부는 단돈 1000원. 김 작가는 “요즘 세상에 천 원짜리 한 장을 내고 이렇게 많은 것을 받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무조건 남는 장사”라는 것이다. 그만큼 그에게 신문 구독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자기계발 수단이다. “신문을 읽는다고 자격증을 주지는 않지만, 꾸준히 읽다 보면 어느새 삶에 스며드는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김필영 작가가 운영하는 온라인 신문 모임은 각 멤버가 화상을 통해 본인이 선정한 기사에 대해 설명하고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진은 12월 16일자 본지 칼럼 내용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

매주 한 번씩은 신문 모임도 개최한다. 참여자들이 각자 마음에 드는 기사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며 신문 읽기의 즐거움을 전하는 모임이다. 김 작가는 이를 통해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을 넘어, 다양한 시각을 체화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했다.

김 작가의 일상에서 신문은 단순한 읽을거리에 그치지 않는다. 신문을 읽으며 세상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삶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문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은 새로운 목표로도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는 신문 모임에 더해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싶어요. 신문 읽기의 즐거움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습니다.”

그는 종이신문에 대해 ‘나를 성장시키고 세상과 연결해주는 통로’라고 정의했다. 두툼한 신문을 읽으면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등 새로운 정보를 얻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생각도 끄집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를 마친 김 작가는 “이 좋은 걸 왜 아무도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는 거죠?”라며 웃었다.

“종이신문은 우리를 성장하게 합니다. 함께 읽어보지 않으시겠어요?”

☞ 김필영 작가는

1988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해 휴대폰 판매, 아파트 분양 상담사 등 다양한 일을 해왔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뒤 늦깎이로 글쓰기를 시작했으나, 블로그 서비스인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연재하며 총 조회 수 135만 회를 기록했다. 저서로는 ‘무심한 듯 씩씩하게’ ‘글쓰기로 한 달에 100만원 벌기’ 등이 있다. 현재 글로성장연구소 부대표로 글쓰기 강의와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