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장민호·정동원 홍보대사가 재능기부로 제작한 적십자 회비 모금 캠페인 포스터. /대한적십자사 제공

국내 대표 인도주의 기관 대한적십자사가 전국 20만 명 봉사원과 함께 어려운 이웃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언제 어디서나 발생하는 각종 재난에 맞서 가장 먼저 달려가 이재민들에게 희망을 선물한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1월 충남 서천시장 화재 △3월 통영 어선 전복 사고 △6월 경기도 화성 배터리공장 화재 △7월 집중호우 △8월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 △11월 제주 어선 침몰 사고 △폭설 피해 △동절기 화재 등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현장으로 달려가 긴급구호 활동을 전개했다. 올해만 3000여명이 재난 발생 직후부터 피해 복구까지 펼쳐지는 다양한 재난구호를 위해 현장으로 향했다.

◇의식주부터 심리상담까지…원스톱 재난구호 서비스 제공

대한적십자사가 재난구호에 진심인 이유는 생명을 살리는 적십자 인도주의 가치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예기치 못한 재난이 발생하면 수많은 생명이 위험에 처한다. 신속한 초기 대응과 구호는 그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오랜 역사의 대한적십자사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과 재해구호법에 따라 재난관리책임기관이자 구호지원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혹한기와 혹서기에 재난 취약계층 물품을 미리 지원하고 △직원과 봉사원 대상으로 재난안전교육 및 재난구호훈련을 하며 △각종 구호물자와 장비·시설을 확보한다. 이뿐만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에서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재난 시에는 이재민들 의식주는 물론 심리상담까지 제공해 빠르게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원스톱 구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재난 발생 직후 직원과 봉사원이 바로 출동할 수 있도록 긴급대응반(Emergency Response Unit·ERU) 시스템도 확립했다. 전국 15개 지사에서 행정동 단위로 운영하는 적십자봉사회는 발 빠른 이재민 구호의 원동력이다. 이들을 통해 적십자는 이재민에게 생필품 등이 포함된 긴급구호물품부터 임시거처 마련을 위한 쉘터와 담요 등 구호물자까지 전달한다. 재난 현장에서 끼니를 준비할 수 없는 이재민과 구조·대응 인력을 위해 음식도 제공한다. 현장에는 이재민과 재난대응인력을 위한 △급식차량 △세탁차량 △샤워차량 △재난회복지원차량이 출동한다. 지난 10월까지 적십자에서 구호물자 등을 지원받은 국내 재난취약계층과 이재민은 3만8000명에 이른다.

더 나아가 재난이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간단한 응급처치는 물론 재난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후유증을 줄이기 위한 심리상담도 제공하고 있다. 이재민 중 510명이 전문 활동가에게 재난 심리 회복 지원 상담을 받았다.

◇전문성 인정받아 광역 지자체 재해구호물자 1만 개 전담 관리

지난 하반기부터는 광역지방자치단체가 비축해야 하는 재해구호물자의 제작·관리·공급 업무를 대한적십자사가 전담하고 있다. 매년 구호기관인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와 적십자 같은 구호지원기관은 정부의 재해구호계획에 따라 재난 유형에 맞는 재해구호물자를 비축한다. 지자체의 경우 재해구호물자를 직접 제작·관리·공급하는 대신 전문성 있는 구호지원기관에 위탁한다. 대한적십자사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달 말 기준 12개 광역지자체로부터 재해구호물자 제작 및 비축 업무를 위탁받았다. 서울·부산 등 12개 지자체의 1만1303개 구호물자를 관리하며, 재해·재난 발생 시 신속하게 구호물자를 이재민에게 전달한다. 올해 비축 계획이 완료돼 위탁하지 못한 울산·강원·충북·전남·제주 등 5개 시도까지 맡게 되면 대한적십자사는 모든 지자체 재해구호물자를 관리하게 된다.

법률에서 규정하는 재해구호물자 가운데 적십자가 관리하는 품목은 응급구호세트와 취사구호세트 2가지다. ‘응급구호세트’는 담요·운동복·위생용품 등 15종의 생필품으로 구성돼 있다. 시각장애인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점자 스티커와 음성 안내용 QR코드가 부착된 세트도 별도 제작한다. ‘취사구호세트’는 가스레인지·코펠 등 9종의 취사도구로 구성돼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효율적인 재해구호물자 관리에 필요한 인프라 확장과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속적인 연구로 이재민의 욕구를 충족하는 맞춤형 재해구호물자도 개발해 국민의 생명 보호뿐만 아니라 고통까지 경감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임시대피소로 대피한 이재민에게 적십자봉사원이 긴급구호세트를 전달하고 있다.
재난현장에 출동한 적십자봉사원들이 이재민들과 구조인력을 위해 급식차량에서 식사를 만들고 있다.


경북 영양군 침수피해지역에서 적십자 직원과 봉사원이 마당에 쌓인 진흙을 치우고 있다.
지난 7월 폭우로 인해 임시대피소로 대피한 이재민들이 적십자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상담가에게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해외재난 긴급구호에도 앞장서는 적십자

대한적십자사의 긴급구호 활동은 국내에만 그치지 않는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재난과 분쟁으로 고통받는 이재민 구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1월 몽골 한파와 일본 지진 △5월 파푸아뉴기니 산사태와 방글라데시 사이클론 △9월 미얀마와 베트남 태풍 등 12개국에서 발생한 재난 이재민 112만명을 위해 145억원을 지원했다.

대한적십자사가 해외재난에 맞서 신속하고 효과적인 구호를 펼치는 것은 191개국에서 활동 중인 각국 적십자사·적신월사·국제적십자사연맹·국제적십자위원회와 함께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53만명의 직원과 1억5600만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했다.

일례로 대한적십자사는 우크라이나-러시아 무력 충돌 초기, 우크라이나적십자사의 요청에 따라 영·유아를 위한 분유 1만 팩을 긴급 지원했다. 또 분쟁이 장기화하자 지난 5월, 신속한 부상자 이송에 필요한 긴급이송용 구급차 40대도 전달했다.

대지진으로 고통받는 튀르키예에서는 지난해 발생 초기부터 구호품 및 생필품 등을 지원하고 임시주택 1000채까지 건설했다. 올해는 8개 지역 이재민들에게 의료·생계·교육 등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했다. 지진 발생 후 대한적십자사가 파견한 지진피해복구지원단은 튀르키예적신월사와 함께 재건복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지진으로 붕괴된 혈액센터 재건·복구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재난 및 무력 충돌에 대응하기 위해 대한적십자사는 앞으로도 국제적십자운동 각 기관과 협력해 긴급 구호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적십자 회비로 어려운 이웃 도울 수 있어

정부의 인도주의 사업을 수행하며 사회적 약자를 돕는 대한적십자사는 공공기관이지만 국민 성금과 기업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국민 모금 운동이 바로 적십자 회비다. 국민 누구나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적십자 회비는 상해임시정부시절 독립군을 지원하고 간호사를 양성하기 위한 모금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후 매년 연말이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대표적인 국내 모금 캠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적십자 인도주의 운동에 필요한 내년도 재원 마련을 위해 2025년 적십자회비 모금 캠페인을 진행한다. 캠페인 슬로건은 ‘적십자회비와 함께 마음이 닿는 곳, 새로운 희망이 피어납니다’이다. 2025년 적십자회비 모금 목표액은 360억원이다. 전국 17개 광역 시도에서 이뤄지며 회비는 계좌이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대한적십자사 홈페이지 등 여러 창구를 통해 낼 수 있다. 오는 31일까지 참여 시 내년 1월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통해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