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전 세계 시장 1위 수산물을 보유하고 있다. 그 영광의 주인공은 바다에서 생산되는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김’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김 생산량은 124억 장이다. 전 세계 통틀어 250억 장가량 만들어진다고 볼 때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지난해 우리나라 김의 수출액은 7억8000만달러(약 1조558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김 수출액을 10억달러(약 1조3365억원) 돌파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김 육상생산 기술 개발과 환경오염 등으로부터 안전한 김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 구축 등의 지원을 펼칠 방침이다.
하지만 김 시장의 미래에도 걱정거리는 있다. 첫째는 국내 김 생산 면적의 한계로 증가추세인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점이다. 둘째는, 현재 근해 양식 방법으로는 안전한 환경 관리가 쉽지 않아 해외에서 원하는 품질을 충족시키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현재 많은 연구기관과 기업이 노력하고 있다.
제주테크노파크(JTP)는 광어를 주로 양식하던 제주 육상 양식장을 김 양식이 가능한 환경으로 개조해 근해 양식의 한계를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사계절 온도가 일정하고 오염 걱정이 없는 염지하수를 사용해 안전하고 고품질의 김 생산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에는 2020년까지 허가된 육상 양식장이 382개가 있다. 육상 양식 시설은 수온, 염분, 조도 등 양식 환경을 정밀하게 조절을 할 수 있고 육상 양식에 숙련된 노동력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김 육상 양식에 활용할 제주 염지하수(용암해수)는 화산암반층(현무암)에 의해 오랜 세월 여과돼 오염원이 차단된 청정자원으로, 연중 16~18도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어 안전하고 안정적인 생산환경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류성필 제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은 “제주는 김 육상 양식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구조적·자연적 인프라를 그 어떤 지역보다 잘 갖추고 있으며 이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류 단장은 “제주테크노파크는 ‘지역주도형 과학기술 R&D사업’을 통해 ㈜에프아이씨와 제주해양수산연구원이 수행하는 ‘제주도 광어 사육 지하수를 활용한 김 육상 양식 통합기술 개발’ 과제를 2년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전국의 다양한 물을 가지고 실험한 결과, 제주 염지하수를 사용했을 때 가장 안정적으로 김이 육성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근해양식은 10월~3월까지 1년 중 약 6개월 기간에 한해 생산이 가능한 반면, 육상 양식은 1년 상시 양식이 가능하다.
환경비용도 육상 김 양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근해 양식에서 부표 등 많은 플라스틱을 사용함으로써 근해의 환경오염 뿐만 아니라 김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으며, 선박을 이용한 김 채취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한다. 반면 육상 양식은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고 채취 과정에 탄소가 발생할 일이 없다. 최근 제주지역 양식 광어의 대량 생산과 소비의 감소 등으로 양식장의 경영악화 등을 고려해 볼 때 제주도가 그 대안으로 육상 김 양식 연구개발 등에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