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글로벌 환경의 지정학적 문제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관련 연구·개발(R&D)에 총력을 기울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글로벌 통신사들과 AI 기술 협력을 확대하는 SK텔레콤(SKT)을 필두로 혁신 경영을 이어간다.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람다 본사에서 유영상(왼쪽) SK텔레콤 대표와 람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발라반이 협력 방안을 논의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SK그룹 제공

◇글로벌 AI 선도 기업과 협업 확대

먼저 SKT는 글로벌 통신사들과 R&D 등 기술 협력 확대를 통해 통신업에서의 AI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SKT는 미국 GPUaaS 기업 ‘람다(Lambda)’와 손잡고 오는 12월 서울에 AI 데이터센터를 연다. GPU(그래픽 처리 장치)’는 AI 모델 개발에 필수인데, ‘GPUaaS’는 기업 고객이 AI 서비스 개발이나 활용에 필요한 GPU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클라우드를 통해 가상 환경에서 자원을 빌려 쓰는 서비스를 뜻한다. 세계 각국의 IT 기업들이 ‘GPUaaS’를 내놓고 있는데 시장 규모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GPUaaS’ 시장은 2024년 43억1000만달러에서 2032년 498억4000만달러로, 연평균 35.8%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SKT는 지난 21일 람다와 ‘AI 클라우드 공동 사업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안정적인 GPU 공급을 바탕으로 한 GPUaaS 사업을 확대하고, 람다의 한국 리전(Region·독립된 서버 설비) 설립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략적 협업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오는 12월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기존 SK브로드밴드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 GPU ‘H100′을 배치하고, 람다 GPU 자원을 기반으로 구독형 AI 클라우드 서비스인 ‘GPUaaS(GPU-as-a-Service)’를 같은 달 출시할 계획이다.

SKT는 AI 시장 성장에 따라 국내 GPU 수요가 급등하는 것을 감안해 3년 안으로 GPU를 수천 대 이상까지 늘리고, 최신 GPU 모델인 ‘H200′도 조기 도입을 추진 중이다. SK 관계자는 “이를 통해 가산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엔비디아 단일 GPU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GPU 팜(Farm)’을 확충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소각로·수처리에도 AI 적용

SKT에 이어 SK에코플랜트도 소각로·수처리시설 운영 최적화 설루션에 자동 운전이 가능한 AI를 적용하며 SK그룹 R&D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3일 밝힌 이번 기술은 AI가 설비를 직접 조작하는 이른바 ‘자동 운전’이 가능하다. SK에코플랜트가 이번에 소각로 및 수처리시설에 적용한 AI 역시 운전자의 판단이나 개입이 필요 없고 AI가 현재 상황에 맞는 조작 방법을 판단하고 수행한다. SK에코플랜트의 AI·DX(디지털전환) 중심 환경 사업 고도화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환경 사업 매출액은 776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4.1%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364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