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는 바다에서 새로운 원동력을 찾겠다는 미래 비전,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을 바탕으로 AI(인공지능), 자율 운항 등 조선해양 분야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미래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D현대 정기선 부회장도 지난 3~7일 닷새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조선·해양 박람회 포시도니아 2024에 참석해 “친환경·디지털 기술 융합을 통한 미래형 선박 개발을 통해 기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바다의 대전환을 주도할 것”이라고 했다.
◇2030년까지 미래 첨단 조선소
HD현대는 선박 건조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미래 첨단 조선소(Future of Shipyard·FOS)를 구축한다. FOS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증강 현실, 로보틱스, 자동화 등 첨단 디지털기술을 통해 구현된 미래형 조선소다. HD현대는 작년 12월 1단계 목표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완료했다.
현재 진행 중인 FOS 2단계 ‘연결-예측 최적화된 조선소’의 핵심은 AI·머신러닝 기술이다. 1단계에서 완료한 데이터 플랫폼으로부터 선박 건조 빅데이터가 전송되면, 이를 AI가 학습해 인력·자재·제품·설비 등 공정 관리에 대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최적의 조선소 운용 조건을 도출한다. HD 현대는 2026년까지 2단계를, 2030년까지 3단계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를 구축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생산성 30% 향상, 공기 30% 단축 등을 달성할 계획이다.
◇AI 탑재한 미래형 선박 상용화 도전
HD현대는 AI가 탑재된 미래형 선박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6월 미국선급협회(ABS) 등과 ‘AI 기술을 활용해 선박 사각지대를 해소한 새로운 선박 구조 개발’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선박 내 사각지대를 ‘제로(zero)화’한 미래형 선박 개발에 나섰다. 시야 확보 제한이 사라지며 저항을 최소화한 새로운 개념의 선형을 개발하고, 화물 적재 효율도 극대화할 수 있다. 이에 따른 규정 개정도 선제적으로 추진함으로써 AI 기반 선박 시장 선점 및 신기술 상용화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 운항 기술로 미래 조선 사업 선도
HD현대는 자율 운항 기술을 통해 인적 과실에 의한 해상 사고를 예방하고, 최적 항로를 통한 연료 절감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작년 8월에는 세계 최초로 ‘AI 기관사’를 탑재한 LNG 추진 벌크선도 인도했다. 이 선박은 기관자동화 설루션(Solution)을 탑재해 선박의 주요 장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비상 상황을 자동으로 인식할 수 있다.
또, 작년 9월에는 레저보트의 충돌 회피 및 접안 지원 기능을 제공하는 ‘뉴보트 도크’를 공식 출시하며 레저보트 자율 운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뉴보트는 대형 상선용 자율 운항 설루션 ‘하이나스(HiNAS)’에 이어 개발한 소형 레저보트용 자율운항 설루션으로, 운전자의 오류를 최소화하는 사용자 중심 디자인으로 이달 , ‘2024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지난 3월에는 초대형 선박의 실제 운항을 통해 자율 운항 설루션의 연료 절감 효과도 입증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싱가포르부터 브라질에 이르는 총 9334km 길이의 항로를 수차례 자율 운항하며 선박 운항 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최대 15%에 이르는 연료 절감 효과를 입증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