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신기술·신산업 스타트업의 개방형 혁신 발굴에 집중 지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제도·규제를 개선하며 개방형 혁신을 적극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반도체 분야의 ‘펩리스 챌린지’가 상생협력 프로그램 우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정부와 대기업(삼성전자)이 공동으로 유망 팹리스 스타트업을 선발해 파운드리 공정 이용과 설계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정부는 이러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반도체 분야뿐만 아니라 신산업(초격차) 10대 분야까지 확대하고 지원 범위도 다양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대기업과 우수 스타트업간 탐색·매칭이 가능한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올해 말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 큰 시너지 효과까지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SK에코플랜트·위드엠텍의 친환경 에코시멘트 개발
SK에코플랜트는 2020년부터 환경·에너지 분야 스타트업과 혁신 기술 및 공동 개발을 위한 ‘테크 오픈 컬래버레이션(Tech Open Collaboration)’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SK에코플랜트와 위드엠텍은 친환경 에코시멘트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에코시멘트는 일반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CO2(이산화탄소)양을 4분의 1 이상 줄였지만 강도는 동일하다.
이에 SK에코플랜트와 위드엠텍은 서울시·태백시와 함께 ‘탄소중립 자원순환시스템 구축을 위한 K-에코시멘트 연구·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더불어 양사는 베트남 건축자재연구소와 비소성 벽돌(불에 굽지 않는 벽돌) 생산·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베트남 시장진출을 위한 교두보까지 마련한 것이다.
◇사내 육성 프로그램 적극 지원하는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은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굴은 물론 사업화까지 하고 있다. 2000년 당시 ‘벤처플라자’로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시작한 현대자동차그룹은 2021년 ‘제로원(ZERO1NE) 컴퍼니빌더’로 이름을 변경했다. 이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SW서비스 분야 등 다양한 사내 스타트업을 선발·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에서 2019년 분사·창업한 포엔은 배터리 업사이클링 스타트업으로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포엔은 사용 후 배터리를 재제조해 안전하게 다시 쓸 수 있는 재사용(Re-Use)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포엔과 배터리 수리 업무 협약 및 후속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현대자동차그룹은 분사 이후에도 제로원에서 ▲사업 개발 및 확장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하며 순환 경제 가치 창출에 힘쓰고 있다.
◇중기부·삼성전자가 ‘팹리스 챌린지’를 통해 스타트업 지원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개방형 혁신에 힘을 모았다. 중기부와 삼성전자가 개최하는 ‘팹리스 챌린지’는 유망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를 함께 선정하고, 선정된 팹리스에게 삼성전자가 시제품 제작 기회와 기술 지원을 먼저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챗GPT 열풍으로 이와 관련한 국내 AI(인공지능) 팹리스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인공 신경망 연산 처리 장치 칩’을 개발하는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 딥엑스가 급부상하고 있다. 딥엑스는 삼성전자와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로부터 지원받아 AI 반도체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다. 딥엑스는 칩 테스트까지 마쳤으며 고객사 확보가 끝나는 대로 삼성전자를 통한 양산 주문도 들어갈 계획이다. 이렇듯 ‘팹리스 챌린지’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윈윈하는 것은 물론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까지 육성함에 따라 국내 경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