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아시아 철강사 중 최초로 2050년 탄소 중립 목표를 선언하면서, 고로 등 기존 생산 방식을 수소환원제철 생산 체제로 전환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하이렉스(HyREX) 기반 수소환원제철 상용 기술을 개발 중인데, 하이렉스는 포스코가 2007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파이렉스’ 제철 공법을 응용한 수소환원제철 기술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7월 영국 건설사 프라이메탈스와 수소환원제철 엔지니어링 기술 협력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하이렉스 시험 설비 설계에 착수한 상태다. 포스코는 하이렉스 시험 설비를 2026년 도입해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하고 오는 2030년까지 기술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후 2050년까지 포항·광양 제철소의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친환경차 시장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꿈의 강판’으로 불리는 초고강도 강판 기가스틸, 전기차 구동 모터의 에너지 손실을 줄여주는 고효율 전기강판 하이퍼 엔오(hyper NO)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리고, 품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전기차용 소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의 기가스틸은 인장강도 1GPa(기가파스칼) 이상의 초고강도 강판이자, 높은 인장강도와 성형성을 겸비한 차세대 강판이다. 자동차 차체뿐만 아니라 차체 중량을 견디며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는 현가 장치 등에 꾸준히 적용되고 있다. 특히 1㎟ 면적당 100kg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만큼 차량 부품 소재의 두께를 줄일 수 있다. 이처럼 경량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높은 에너지 효율이 요구되는 전기차에 적합하다.
한편, 최근 전기차 업계에선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을 위해 전비(電比)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구동 모터용 전기강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포스코의 하이퍼 엔오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전기강판으로, 전기 에너지를 회전 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이 일반 전기 강판보다 30% 이상 낮다. 이를 통해 모터 효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포스코는 친환경차와 고급 가전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해 4월 광양제철소에 총 1조원을 투자, 연산 30만t 규모의 하이퍼 엔오 공장을 착공했다. 오는 10월 1단계 공장이 준공될 예정으로 지난 7월 3일 시운전을 시작했다. 포스코가 1979년 전기강판 첫 생산 후 44년간 축적해 온 노하우가 접목된 이 공장에선 현재 0.15mm인 하이퍼 엔오 두께를 0.1mm까지 낮출 수 있다. 내년 10월 2단계 증설이 완료되면 현재 연산 10만t 규모인 포항제철소까지 합쳐 연간 40만t의 하이퍼 엔오 강판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전기차 500만대의 구동 모터 핵심 부품(구동모터코아)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