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은 올해를 ‘유례 없는 장기 침체와 위기의 시작’으로 규정하고 비상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는 전략에 따라 신사업에도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수소·바이오연료·플라스틱 재활용, GS 에너지는 블루암모니아·배터리 재활용·SMR(소형원자로)·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들면서 친환경 사업으로 본격 전환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온라인·오프라인을 연계한 쇼핑 신사업을 강화하고, GS건설은 친환경 스마트 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지주사인 GS는 벤처투자사인 ‘GS퓨처스’와 ‘GS벤처스’를 통해 잠재력 높은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동시에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섰다.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 정제 공정에 투입하는 실증 사업을 통해 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의 원료로 사용되는 신물질인 ‘3HP’(친환경 바이오 케미컬 소재)의 실증 공장도 착공했다. GS칼텍스는 전국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해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이착륙장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5월 카카오모빌리티·LG유플러스·제주항공·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등과 컨소시엄도 구성했다.
GS에너지는 미래 수소 시대 원유로 불리는 친환경 암모니아 도입을 위해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와 합작 사업을 개시했다. 이를 통해 연간 20만t 규모 친환경 암모니아를 확보했다. 또 전기차 충전 자회사인 GS커넥트와 차지비를 통해 전국 약 4만기에 이르는 충전기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포스코와 함께 배터리 진단과 재활용 사업을 위한 합작사를 만들어 전기차 생태계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겠다는 계획이다.
GS건설은 수처리 사업을 필두로 스마트 양식, 모듈러 사업, 배터리 재활용까지 친환경 사업을 폭넓게 진행 중이다. GS리테일은 그동안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상품을 바로 제공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범해 가입자 1600만명을 확보한 ‘우리동네GS’ 앱이 대표적이다. 이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의 재고를 고객과 가장 가까운 매장부터 찾아주고, 가장 빠른 배송을 연계시켜준다.
◇지주회사 최초 CVC, ‘GS벤처스’ 설립
허태수 GS 회장은 “대형 함선이 방향 전환을 빠르게 할 수 없듯, 전통적 대기업 모델이 변화를 읽고 적응하려면 한계가 있다”며 “스타트업과 협력을 통해 신기술과 비즈니스 환경 변화를 빠르게 읽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GS가 지난 1월, 국내 최초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인 GS벤처스를 설립한 배경이다.
GS벤처스는 계열사 출자를 통해 13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한 지 6개월 만에 10개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했다. 배터리 진단 솔루션(민테크), 신재생에너지 개발 운영 및 전력 중개 솔루션(해줌), 푸드테크(고피자), 모바일 팀 공동 구매(레브잇), 버섯 균사체 친환경 가죽(마이셀)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후변화와 순환 경제, 뉴커머스 분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