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오후 2시 연세하나병원 2층. 이곳 제2 진료실에 있는 민경준 정형외과 원장은 평소보다 더 많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었다. 최근 인구 고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무릎에 문제가 생긴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 30대부터 50대까지, 나이를 가리지 않았다.
이날 민 원장이 기자와 만난 것도 이런 현상과 연관이 깊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에 돌입한 만큼 건강하게 장수하기 위한 방법, 무릎관절 치료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그가 강조한 치료법은 무엇일까.
―현재 관절염 환자 현황이 궁금하다.
“나이가 들어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병 중 하나가 퇴행성 관절염이다. 요샌 골 관절염으로도 많이 불리는데, 주로 무릎 쪽에 많이 발생하는 실정이다. 국내 55세 이상의 80% 정도가 앓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바로 수술을 받으면 문제는 해결되는 것 아닌가.
“무조건 수술을 권유하진 않는다. 우선 엑스레이 검사를 받게 한 후 이를 토대로 병의 진행 단계를 확인한다. 우리가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건 크게 두 가지 증상이 나타날 때다. 바로 통증과 기능저하다. 무릎이 다 펴지지 않거나, 잘 구부러지지 않을 때가 대표적인 예다. 이를 방치할 경우 보행 중 무릎이 흔들리는 듯한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 약물·주사치료로는 한계가 있다. 이때부턴 수술을 권유한다. 30분 이상 걷지 못할 정도로 큰 통증이 생기는 환자에게도 마찬가지다.”
―나이·증상과 관계없이 모두 동일한 수술이 가능한가.
“그렇진 않다. 무릎 관절은 나이에 따라 재생능력에 큰 차이를 보인다. 젊을수록 다양한 수술로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 골수를 자극해서 연골을 재생시키거나, 연골 세포를 직접 통증 부위에 주입해 재생시키는 방법이다. 자가용 골 이식술(다른 부위에 있는 연골을 통째로 가져와 통증 부위에 이식)까지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50세부턴 몸속 염증 세포가 활발해지면서 신체 재생 능력이 떨어진다. 치료할 수 있는 방법도 한정적이다. 전체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는 방법이 있지만, 요즘엔 일부분만 인공관절을 덮어주는 부분관절 성형술이 효과 높은 치료로 떠오른다.
―어떤 면에서 뛰어나다고 자부하는지.
“기존 전체 인공관절 치환술은 뼈를 많이 깎고, 수술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출혈량이 상당하다. 결국 환자에겐 경제적·신체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부분관절 성형술은 연골이 없는 부위에 한해 최소한의 뼈만 깎기에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통증은 적고, 재활은 빨라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단 장점이 있다.”
―통증 완화를 위해 평소 지켜야 할 습관이 있다면.
“운동을 생활화해야 한다. 관절 건강은 몸속 근육량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다. 하지만 이렇게 추천을 할 때 몇몇 환자는 골프를 선택하는데, 사실 관절에 썩 좋은 운동은 아니다. 하체가 고정된 상태에서 무릎을 돌리는 동작이 많아 관절에 심한 무리를 줄 수 있어서다. 이보단 자주 걷고, 스쿼트 등 근력 운동을 과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하는 걸 추천한다. 또 좌식생활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평소 바닥이 아닌, 의자에 앉는 걸 추천한다.”
―끝으로 환자 치료의 소회를 밝혀주길 바란다.
“정형외과 전문의라고 하면 환자 수술에만 집중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의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만약 수술을 하더라도 그 이후까지 관리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활과 함께 재발하지 않도록 운동과 식습관까지 교정해줄 수 있는 그런 의사가 되고 싶다. 병을 잘 치료하면 의술이 뛰어난 의사지만,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의사는 대의라고 생각한다.”
민경준 원장 경력
-연세하나병원 정형외과 전문의(現)
-아주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전문의(前)
-아주대학교병원 정형외과 및 외상센터 전임의(前)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교실 임상강사(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