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기술의 발달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비염으로 고통받고 있다. 아직 비염을 고치는 확실한 치료제가 나와있지 않아서다. 대부분 항히스타민제와 같은 약제로 일시적인 개선을 기대하는 정도에 그친다. 일상생활에서 고통을 주는 비염, 이를 없애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라경찬한의원의 라경찬〈오른쪽〉 대표원장과 라민영 한의사. 이들은 비염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라경찬한의원 제공

◇잔기침 등 야기하는 후비루 겪을 수 있어

먼저 비염의 증상을 살펴보자. 비염이 야기하는 증상은 다양하다. 그중 가장 고질적인 게 코 등에서 생긴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다. 코의 생리작용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가 지속될 때, 특히 건조함이 심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콧속이 건조해지면 콧물을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하고 콧물이 더욱 끈적해진다. 이 콧물은 앞으로 나오지도, 뒤로 넘어가지도 못한 채 목에 달라붙어 불편함을 겪게 만든다. 잔기침이 잦아지고 목소리까지 변하게 된다.

일부는 시도때도없이 콧물이 흐르는 노인성 비염을 겪기도 한다. 주로 나이를 먹은 이들에게 나타나기 때문에 붙은 명칭이지 노인들에게만 나타나는 질환은 아니다.

노인성비염은 콧물이 주르륵 흐르는 게 마치 코감기나 알레르기 비염과 비슷해 보여도 완전히 다른 질환이다. 특이한 점은 재채기를 하지 않아도 콧물이 저절로 본인도 모르는 새 나온다는 것. 특히 밥을 먹을 때 더 많이 나온다. 이 역시 쪼그라든 코점막 때문이다.

실제로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하며 라경찬한의원에 방문하는 이들도 많다. 이중 한 환자는 “시도 때도 없이 콧물이 나오고 심할 때엔 비가 오는 것처럼 쉴 새 없이 흘러내린다”며 “아예 얼굴에서 코를 없애버리고 싶을 정도”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비염은 우울증까지 야기했다. 그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 년 넘게 이렇게 살다보니 점점 사는 게 싫고 무기력해진다”면서 “예전처럼 코로 숨만 잘 쉴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1997년 의원을 신축 확장했을 때의 모습.

◇비염 치료하려면 차가운 기운 피해야

이처럼 고통을 주는 비염을 치료하려면 우리 몸의 중심인 코 자체를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궁극적으로 코가 건강해져야 비염을 우리 곁을 떠난다.

그러나 이를 단기간에 이뤄내기는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치료 기간을 단축하면서 효과를 높일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라민영 한의사와 함께 코점막 자체에 약물을 흡수시키는 방법을 고안해 제품으로 내놨다. 바로 뿌리는 한약 ‘쾌비수’다.

코점막의 약물 흡수율이 일반 피부·위장과 비교해 훨씬 뛰어나다는 점에서 착안, 한약을 분사 형태로 만들어 약물 흡수율을 높인 제품이다. 코 입구에 한 번만 뿌리면 되는 이 약물은 코의 기능을 튼튼하게 만들어 비염, 후비루, 축농증의 원인을 바로잡는다.

예민한 코에 뿌리는 만큼 화학성분을 일절 포함하지 않았다. 순수하게 자연에서 나는 식물의 줄기, 뿌리, 잎을 달인 재료로 이뤄져 임산부나 어린이, 투석환자, 암환자분도 사용할 수 있다.

더불어 비염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유의할 점도 있다. 코의 건강한 생리작용을 방해하는 차가운 기운을 피하는 일이다. 찬 기운을 피할 수 있는 최선책은 한기(寒氣)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다.

찬 공기에 노출돼 코가 고통받는 건 비단 겨울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 최근에는 에어컨 사용으로 인해 여름에도 콧병이 생길 수 있다. 에어컨은 무더운 여름 실내 온도를 내려주는 고마운 역할을 하지만 비염환자에게는 치명적이다. 냉방에 제습 기능까지 더해지면 코를 차고 건조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경찬 원장은…

라 대표원장은 동국대 한의학대학을 졸업하고 1987년 라경찬한의원을 개원, 1996년 박사 과정을 마친 뒤 35년 동안 비염 치료에 힘쓰고 있다. ‘발로 뛰어 찾은 한방의 명의 20’, ‘한국의 명의 40’ 등에 비염 분야 명의로 선정됐으며 KBS 교양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 비염 전문 한의사로 출연하기도 했다. 현재는 딸 라민영 한의사와 함께 2대째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