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10일 UNCCD 제15차 당사국총회 B4L 이니셔티브(창원이니셔티브 협력 하에 기업들이 토지황폐화 중립 활동을 지원 또는 참여하도록 하는 UNCCD의 새로운 프로그램) 출범 행사. /산림청 제공

6월 17일은 1994년 사막화방지협약 채택을 기념하며 유엔(UN)이 정한 ‘사막화와 가뭄 방지의 날’이다.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은 기후변화협약(UNFCCC)·생물다양성협약(CBD)과 함께 유엔의 3대 환경협약 중 하나로 한국은 1999년 가입했다.

지구 토지의 40%가 이미 황폐화되어 전세계 GDP의 절반을 위협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악화된 가뭄은 2000년 이후 29%가 증가됐고, 매년 5500만명이 영향을 받고 있다. 2021년에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각 국가 정상들이 산림손실 및 토지황폐화 방지와 복원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산림 및 토지이용에 관한 글래스고 정상선언’을 발표했고,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자연기반 해법으로 토지기반 해결책이 강조됨에 따라 UNCCD의 역할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육지의 황폐화 방지를 위해 설립한 UNCCD에서 한국이 주도하는 ‘창원이니셔티브’의 가치와 위상이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창원 이니셔티브’는 한국이 2011년 제10차 당사국총회를 창원에서 개최하고 토지황폐화 중립 구현을 위한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제안했다.

2021년 10월 21년 창원이니셔티브 10주년 기념행사 사막화방지 동영상 표창 시상식 사진. /산림청 제공

사막화방지를 위해 출범한 UNCCD의 미션과 정체성이 확립되지 못했던 시기에 ‘창원이니셔티브’는 ‘토지황폐화중립(Land Degradation Neutality)’이 핵심개념으로 자리잡고 방향성이 확립되는 데 주요 역할을 하였다. 토지황폐화 중립은 황폐화된 산림이나 토지를 조림을 통해 복원하고, 추가적인 토지 황폐화를 막아 전체적으로 토지 황폐화 순증가율을 0(제로)으로 하자는 개념이다.

‘창원 이니셔티브’는 토지황폐화 중립 관련 과학기반 구축과 파트너십 구축 시범사업 등을 지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2012~2023년 기간에 토지황폐화 중립을 위한 세부 정책과 과학적 추진 방안 마련을 주도하면서 재정적 지원을 해왔다. 구체적으로 과학자와 정책 입안자 간 사막화방지 관련 소통증진 메커니즘(SPI) 운영, 전 세계적인 황사 대응책 개발, 세계토지전망(GLO) 등 사막화 관련 전문 보고서 작성, 사막화방지협약 지식공유플랫폼(Knowledge Hub) 강화 등을 지원했다. 가나와 모로코, 튀니지, 에티오피아, 페루, 몽골 등 16개국에서 산림복원과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한 ‘건조지 녹화 파트너십’도 운영했다. 또 황사 문제의 유엔 의제화 등 황사 대응책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모로코 건조지 조림 관개를 위해 창원이니셔티브에서 지원한 태양광 시설. /산림청 제공

지난 10년간 ‘창원 이니셔티브’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토지황폐화 중립’은 유엔 총회가 2015년 채택한 ‘지속가능한 2030 개발목표’에 세부 목표로 반영됐다.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목표로 제시한 것인데, 창원 이니셔티브가 주도하는 토지황폐화 중립도 포함된 것이다.

유엔을 비롯해 국제 사회도 창원 이니셔티브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제73차 유엔총회 황사방지에 관한 사무총장 보고서에 창원 이니셔티브의 건조지 녹화파트너십을 협력 프로젝트 사례로 소개했다. 또 2017년 중국에서 열린 유엔사막화방지협약에선 창원 이니셔티브의 토지황폐화 중립 지원 파트너십의 성과를 인정하는 결정문을 채택했다. 영국 컨설팅 기관 평가에선 유엔사막화방지협약이 달성한 가장 중요한 결과물 중 하나로 창원 이니셔티브의 건조지 녹화파트너십을 꼽았다. 지난 5월 코트디부아르에서 열린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총회 개막식에선 아시아와 동유럽 지역 대표가 창원 이니셔티브의 성과에 대해 찬사를 보내며, 당사국 총회 결정문에서 주요 협력 파트너십으로 언급했다. 산림청도 당시 총회 행사에서 창원 이니셔티브 1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했다. 산림청은 “창원 이니셔티브는 10년간 개도국에서 토지황폐화를 막고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산림은 탄소 흡수원이자 자연기반 해법으로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만큼, 한국의 산림녹화 경험을 살려 개도국 산림복원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했다.

창원이니셔티브를 통해 지원한 건조지녹화사업 : 벨라루스 이탄지복원. /산림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