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상류에 있는 전북 순창에선 다채로운 봄 풍경이 펼쳐진다. 섬진강 장군목~향가유원지~이목마을로 이어지는 40여㎞ 구간엔 봄꽃이 화사하게 핀다. 꽃길 사이로 펼쳐진 장군목은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섬진강 물줄기가 매끈하게 다듬어 놓은 바위들이 물결 치는 듯 살아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장군목이 있는 순창 동계면 일대는 최근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이곳에 있는 용궐산(龍闕山·해발 646m) 8부 능선을 따라 난 잔도(棧道·험한 벼랑 같은 곳에 낸 길)에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군은 지난해 용궐산에 7억4000만원을 들여 잔도를 만들었다. 잔도 이름은 ‘용궐산 하늘길’이다. 8부 능선을 따라 540m 길이로 ‘ㄹ’ 자 모양의 덱길이 놓였다. 잔도를 걷다 보면 아찔한 절벽 아래로 섬진강 212㎞ 물줄기 가운데 가장 경치가 빼어나다는 장군목 일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해 4월 하늘길 개통 후 연말까지 9개월간 20여만명이 이곳을 찾았다.
용궐산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채계산(해발 342m)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순창군은 지난 2020년 3월 78억원을 들여 이 다리를 만들었다. 섬진강이 한눈에 보이는 채계산 출렁다리 길이는 270m로 주탑이 없는 무주탑 산악 현수교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길다. 가장 낮은 곳의 높이는 지상 75m, 가장 높은 곳은 90m다. 개통 첫해 52만7836명, 이듬해엔 56만2188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
섬진강 향가유원지에선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다. 군은 일제강점기 철길을 내기 위해 뚫은 터널과 다리를 개조해 관광시설로 만들었다. 순창과 남원 경계에 있는 향가 목교(높이 20m·길이 219m)와 향가 터널(390m)은 일제강점기에 철도를 놓다가 방치돼 있던 시설이다. 순창군은 이곳에 미술 작품과 조명 등을 설치해 섬진강의 랜드마크로 만들었다.
향가 목교 중간 지점엔 투명 강화유리로 바닥을 깐 ‘스카이 워크’가 있다. 인근 섬진강변엔 2㎞의 백사장이 펼쳐진다. 노송(老松)을 비롯한 수목과 기암(奇巖)의 조화가 탄성을 자아낸다.
황숙주 순창군수는 “섬진강 관광과 더불어 지역 특산품인 고추장을 활용한 관광산업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며 “전통고추장 민속마을은 고유의 전통 발효 음식을 맛보고 체험하는 여행지로, 지역 명인들이 만든 고추장·된장·간장을 만날 수 있고 직접 만드는 체험도 진행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