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민이 직접 참여한 '어젯밤 이야기'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도봉구

7080세대에 익숙한 가수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 멜로디에 맞춰 화면속 출연자들이 신나게 몸을 흔든다. TV에서 자주 보던 익숙한 얼굴은 아니다. 자막에는 ‘도봉구민 참가자’라고 쓰여있다. 이내 참가자들이 직접 개사해 부른 노래가 흘러나온다. 코로나로 힘들었던 2021년을 뒤로하고 2022년에는 씩씩하게 나아가자는 내용이다.

이 프로그램은 도봉구 공식 유튜브 채널 ‘도봉봉TV’에 나온다. 구정을 홍보하기 위해 도봉구청이 만든 채널이다. 2014년부터 운영돼 왔지만, 도봉봉TV로 이름을 바꿔 운영한 지는 1년이 조금 지났다. 구정 홍보에도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구청측 판단에 따라 이름을 친근하게 바꾸면서 기상천외한 콘텐츠를 추가했다. 구 동정이나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재미와 정보 모두를 추구하는 식이다.

도봉봉TV에서 큰 인기를 끈 '쌍문동 게임'의 한 장면. 출연자들이 이동진(가운데) 도봉구청장과 딱지치기를 하고 있다. /도봉구

얼마 전 큰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쌍문동 게임’이 대표적이다. 출연자들이 극의 배경지로 나온 쌍문동 곳곳을 누비며 구민들과 딱지치기, 줄다리기 등을 한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가 2000회를 가뿐히 넘으며 “정말 재밌다”, “영어 자막을 달아 외국인들도 봤으면 좋겠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영상을 기획하고 직접 출연하기도 한 홍보영상팀 이연아 아나운서는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던 중 오징어 게임의 주 무대가 쌍문동인 것을 놓치지 않았다”면서 “드라마에 나오는 실제 장소들을 돌며 콘텐츠를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구민들의 참여도 주목할 부분이다. 도봉봉TV는 작년부터 운영 중인 ‘도봉영상크리에이터(도영크)’ 활동을 통해 구민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모집을 통해 선발된 도영크는 매년 3월부터 12월까지 활동하며 매월 1개의 자체 제작 콘텐츠를 올린다. 주제는 도봉구와 연관되기만 하면 된다. 도영크 1기 영상 중에는 조회수가 6000회가 넘는 영상이 있을 정도로 호응이 좋다. 홍보영상팀 민동윤 주무관은 “구민들이 자유롭게 제작하는 만큼 획기적인 콘텐츠들이 많다”며 “도봉구 홍보는 물론 도봉봉TV 활성화에도 기여하며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개편 1주년을 맞아 열린 '도봉봉TV 토크 콘서트'의 한 장면. 이날 이동진(오른쪽) 도봉구청장은 2시간 여의 행사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도봉구

순조롭게 운영되는 듯하지만 나름의 고충도 있다. 기획부터 촬영, 편집, 섭외, 출연 등 제작 과정 전반을 팀 자체적으로 해결하다 보니 힘이 부칠 때도 있다는 것. 하지만 내부 구성원들의 응원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이연아 아나운서는 “팀장님을 포함해 홍보전산과 구성원들이 원 팀으로 움직여 어려운 순간도 이겨낼 수 있는 것 같다. 구청 직원분들도 항상 잘 보고 있다고 응원해 주시고 직접 영상에 출연해 주시기도 해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도 도봉봉TV의 숨은 조력자이다. ‘어젯밤 이야기’, ‘쌍문동 게임’ 콘텐츠 모두에 이 구청장이 출연했다. ‘쌍문동 게임’에서 이 구청장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다. 이 구청장은 도봉구 홍보에 힘쓰고 있는 도봉봉TV 출연 요청에는 항상 흔쾌히 응해준다는 후문이다

“도봉봉TV 구독자가 10만명을 넘을 때 까지 쉼없이 달려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민동윤 주무관은 “”주민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고 직접 참여해 함께 만들어가는 구민 중심의 채널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에는 구민들과의 소통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작년 11월 도봉봉TV 개편 1주년을 맞아 개최한 ‘도봉봉TV 토크콘서트’의 새로운 버전이다. 이연아 아나운서는 “앞으로 매년 새로운 컨셉으로 구민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며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지만, 올해에는 구민들과 직접 대면해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