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골목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구경을 하려면 먼저 배부터 든든히 채워야 한다는 점에서는 맞는다. 그러나 먹기 위해 관광하는 것도 틀리지 않고 이것이 요즘 관광의 대세다.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나 특이한 음식을 찾아 가는 ‘먹거리 관광’은 또 다른 차원의 관광형태로 자리잡았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대구 음식은 맛이 없다’는 통념이 자리잡고 있다. 그건 과거 이야기다. 대구에도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식당이 있고, 특정 음식만을 내놓은 음식골목도 적지 않다.

찜갈비골목,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안지랑곱창골목, 내당동무침회골목, 앞산맛둘레길, 인동촌아나고골목 등 특화된 음식골목이 대구에는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전국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대구만의 특화된 음식골목, 대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소개할 만한 곳을 살펴본다

◇ 동인동 찜갈비골목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부근에 자리한 찜갈비골목은 말 그대로 찜갈비 식당들이 모여 있는 식당가다. 찜갈비는 대구에 특화한 음식이니 전국에 이곳 말고 찜갈비 골목은 없다고 해야겠다. 1960년대에 생겨나 새로 생겨나고 없어지고 하면서 현재는 1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찜갈비는 갈비찜과는 다르다. 밤이나 대추가 들어가고 간장에 졸이는 것이 일반적인 갈비찜이라면 찜갈비는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 등을 버무려 양은냄비에 졸인 것이다.

맵고 짠 것을 좋아하는 대구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음식이다. 외지 사람들도 처음 찜갈비를 보면 “맵지 않을까”하고 주저하게 되지만 막상 맛을 보면 달콤한 맛과 적당한 매운맛이 조화를 이룬다며 탄성을 지른다.

◇안지랑곱창골목

안지랑곱창골목.

대구 남구에 자리한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식당골목이다. 지하철 1호선 안지랑역 3번 출구로 나와 2분 여만 걸으면 안지랑오거리가 나오고 우측골목으로 진입하면 바로 안지랑곱창골목이다.

1979년 충북식당에서 고추 양념에 버무린 돼지 내장요리를 선보인 것이 시초다. 이후 ‘양념곱창’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고, 지금은 곱창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60여 곳의 식당이 몰려 있는 골목으로 커졌다. 인근에 도축장이 많아 저렴하고 신선한 소와 돼지의 부산물인 막창과 곱창을 구매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이곳의 최대 장점은 가격이 저렴해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대적인 인테리어, 번영회 중심의 친절하고 편안한 서비스도 그에 못지 않는 이곳만의 자랑거리이자 곱창골목이 성업 중인 동력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2018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한국 관광별’을 수상해 그 명성을 알렸다.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대구 동구 신암동 평화시장에 자리한 식당골목이다. 닭의 모래주머니인 닭똥집을 주 메뉴로 해서 닭튀김까지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식당이 22곳이 몰려 있다.

부담없는 가격으로 ‘가성비 A’의 만족감을 즐기려면 이곳만큼 적당한 곳도 찾기 힘든다. 닭똥집이나 닭튀김과 맥주를 곁들이는 ‘치맥’의 성지이기도 하다.

1972년 문을 연 한 통닭집에서 닭똥집 튀김요리를 처음 선보였고 80년대 들어 다른 음식점들까지 닭튀김요리를 내면서 본격적으로 닭똥집골목이 형성됐다.

최근 골목을 새로 단장하면서 젊은이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곳으로 탈바꿈했다.

◇들안길 먹거리타운

대구 수성구 들안길네거리에서 들안길삼거리까지 1.2㎞에 걸친 양쪽 길거리와, 상동네거리에서 두산오거리까지 1.1㎞ 북쪽 방향에 걸쳐 T자 형태로 이루어진 음식점 전문거리다. 이 일대는 이상화 시인이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에서 말했던 바로 그 ‘빼앗긴 들’의 배경이다.

지금은 150여 개의 음식점이 큰 길을 이뤄 대구의 대표적인 먹거리타운으로 유명해졌다. 전국 어디에도 이처럼 많은 식당들이 한 곳에 몰려 있는 곳은 찾기 힘들 정도로 대구만의 풍경이기도 하다.

이곳 먹거리타운에는 없는 음식이 없다. 또 대형·유명 음식점들이어서 주차여건도 좋다. 들안길삼거리에는 대구 시민들의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는 수성못과 수성유원지 등이 있어 여가시간을 보내기에도 그만이다.

■비대면 관광지

코로나는 관광을 하는 방법과 장소도 바꿔 놓았다. 타인과의 거리를 두는 ‘비대면 관광’이 코로나 시대에는 대세가 됐다. 물론 야외 관광은 그 자체로서 ‘비대면’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비대면 관광’은 타인과의 거리를 둠은 물론이고 야외에서 호젓하게 사색의 시간을 즐긴다는 점에서 더욱 내면적인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대구에서 ‘비대면 관광지’로 몇 곳을 추천받았다.

◇옻골마을

대구시 동구 둔산부동 산 아래에 자리한 400년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한옥마을이다. 비대면 관광지로서도 제격이지만 대구시가 기획한 ‘건축문화기행’의 코스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곳은 건축문화기행의 탐방지로서도 제격이고 사색의 즐거움을 만끽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권하는 곳이다.

겨울이면 눈 내리는 자연 비경 속에 한옥 독채에서 한옥스테이를 즐길 수 있다. 조식으로는 400년 전통 조리법으로 내려오는 종가집 내림음식을 맛볼 수 있다. 한옥마당에서의 바비큐 파티 및 캠핑 체험은 안심하며 치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을 선사한다.

한옥카페와 옻골마을 홍보관은 최근 새로 문을 열었다.

◇남산 100년 향수길

남산 100년 향수길.

대구시 중구 남산동 번화한 도시에서 살짝 빗겨난 곳에 자리한 이곳에 들어서면 먼저 장엄하고 고요한 풍경에 넋을 빼앗긴다. 구한말 천주교 문화가 밀집된 공간이다.

유럽풍 건축물인 성유스티노신학교,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의 샬트르성바오로 수녀원, 프랑스 루르드 성모 동굴을 본 따 건축한 성모당, 성직자 묘역까지 천주교 신자에게는 성지로, 관광객들에게는 이국적인 느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송해공원

송해공원.

대구시 달성군 옥포읍 옥연지 일대가 바로 송해공원이다. 명예 달성군민이자 국민MC인 송해 선생을 콘텐츠로 활용해 조성한 매력적인 친수공간이다.

탁 트인 공간은 코로나 시대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도 치유에는 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송해공원을 둘러싼 3.5㎞ 코스의 둘레길은 주변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산책과 산행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또 백세교에 설치된 하트터널과 수중 위 다양한 형상의 유등, 풍차 공원의 아름다운 야경은 포토존으로서도 사랑받고 있다.

◇불로동 고분군

대구시 동구 불로동과 도동에는 200여 기의 크고 작은 무덤들이 있다. 5~6세기 경 삼국시대에 조성됐으며, 무덤의 주인은 당시 불로동 지역을 통솔하던 유력한 정치집단으로 추정된다.

1978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겨울 찬바람속에서 고분군 탐방로를 따라 1시간 정도 걷다보면 여러 생각이 떠오를 것이다. 5~6월에는 금계국이 노란 물결을 이루며, 7월에는 개망초가 하얗게 눈내리는 듯한 풍경을 연출한다. 언덕 한가운데 있는 ‘나홀로 소나무’는 인생 사진이나 셀프 웨딩사진을 선물하는 명소가 됐다. 멀지 않은 곳에는 팔공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