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코로나19 이후 다른 나라에 비해 보건·경제 부문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느끼는 불안과 걱정은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글로벌 리서치기업 칸타(Kantar)는 최근 21개국 소비자에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조사 결과 한국인의 ‘부정적 답변’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감염이 걱정된다’ ‘미래가 불안하다’ 고 답한 응답률이 글로벌 평균보다 10% 이상 높았다. 칸타는 이런 걱정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은 ‘위생에 대한 인식과 행동’이 강화됐으며, ‘건강한 음식 섭취 등 면역력 강화 노력’을 예전보다 더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시대에 마스크는 ‘안전한 삶’을 위한 필수품이 됐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마스크는 ‘아픈 사람’의 전유물이었다. 단백질 섭취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단백질 섭취는 근육을 만들려는 헬스 마니아나 운동선수 영역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건강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요즘, 단백질은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품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성장기 청소년부터 고령층까지 사로잡은 ‘단백질 트렌드’
전 세계적으로 ‘덤벨 경제(dumbbell economy·건강 및 체력 관리를 위한 지출이 증가하는 현상)’가 활성화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건강관리에 힘써야 하는 노령 인구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자기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1981~2010년생)가 소비 주역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단백질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업계는 지난해 2600억원 규모였던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이 올해 34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단백질 시장 역시 2025년까지 3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근력 운동을 하는 남성이 주 소비층이었던 단백질 시장은 이제 성장기 청소년부터 2030 젊은 세대 및 고령층까지 확대되며 남녀노소 전 세대를 아우르고 있다.
◇산양유단백이 인기있는 이유? ‘소화’가 잘 되니까!
영어로 단백질은 ‘protein(프로틴)’이다. 프로틴은 그리스어 ‘proteios(중요한 것)’에서 유래됐다. 말 그대로 단백질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중요한 영양소’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60세 이상 2명 중 1명이 단백질 결핍’이라는 통계가 있을 만큼 단백질 섭취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단백질 보충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각양각색의 제품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단백질 분말 제품부터 마시기 편한 음료나 바(bar) 스타일의 영양 간식, 단백질을 강화한 요거트·커피·탄산음료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건강을 위해 단백질을 선택한다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까다롭게 골라야 한다. 먼저 소화가 잘되는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나이 들수록 장(腸) 운동력이 떨어지며 소화력도 약해진다. 단백질 종류에 따라 소화에 걸리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단백질 섭취가 오히려 위나 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우유만 마셔도 쉽게 배탈이 나는 사람이라면 소화가 잘되는 ‘산양유(山羊乳) 단백질’을 선택하는 게 도움이 된다.
산양유는 우유와 단백질 조성이 다르다. 소화가 잘 안 되는 αs1-카제인 단백질이 우유보다 적고, 알레르기를 유발하기 쉬운 β-락토글로블린도 거의 없어 소화 흡수에 유리하다. 또한 모유(母乳)와 동일한 유즙 분비 방식으로 천연성분이 풍부하다. 면역기능이 있는 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DNA나 RNA같이 핵산을 구성하는 구조적 단위)와 장내 유익균 증식에 필요한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 올리고당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더불어 동물성과 식물성 단백질 비율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동물성 단백질이 필수아미노산 종류가 많고 소화 흡수율도 높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식물성 단백질 섭취량이 높은 편이다. 제품을 고를 때 동물성과 식물성 단백질 비율이 균형을 이루는지 확인해야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30세부터 시작되는 근감소증 예방은 단백질 섭취습관으로
단백질이 부족할 때 생기는 근(筋) 감소증은 보통 30세에 시작되는데, 60세에는 약 30%, 80세에는 무려 50%나 줄어든다.
단백질 부족은 피로 증가, 골절 위험 등 신체기능 저하와 면역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면 몸의 근육량 유지뿐만 아니라, 노년기 삶의 질(質)까지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더불어 청소년기 성장 발육에도 단백질은 필수 성분이다.
단백질은 쓰고 남으면 몸 안에 축적되는 탄수화물이나 지방과 달리 필요한 만큼 사용된 후 나머지는 체외로 배출된다. 매일 꾸준하게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이다.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진 요즘, 온 가족의 건강과 행복한 100세 시대를 위해서 ‘단백질 섭취’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