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몸 곳곳에서 노화의 증거가 나타난다. 가장 먼저 ‘이상 신호’를 보내는 곳이 무릎이다. 체중 부하를 많이 받는 무릎 관절은 다른 기관보다 빨리 고장 난다. 대표적 질병이 무릎 관절이 닳아 통증이 발생하는 ‘퇴행성관절염’이다. 퇴행성관절염은 한 번 발병하면 쉽게 낫지 않는다. 신체 활동을 어렵게 해 노년기 건강과 삶의 질(質)을 크게 떨어뜨린다.
닳아 없어진 무릎 관절 자리에 인공 구조물을 삽입하는 ‘인공관절 수술’은 말기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서울바른병원 관절센터 오승목(정형외과 전문의) 원장은 풍부한 임상 경험과 치료 사례, 수술 노하우로 무릎 퇴행성관절염 치료 분야의 차세대 권위자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만난 오 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은 평생에 단 한 번 하는 수술”이라며 “관절염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임상경험이 풍부한 무릎 관절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일 오전인데도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가 많네요. 주로 어떤 환자가 찾아오나요.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가운데 ‘오(0)다리’를 가진 분이 많다. 오다리는 두 다리로 섰을 때 양쪽 무릎 사이가 벌어져 그 공간이 오(0) 모양이 된 상태를 말한다. 오다리 상태서는 무릎 안쪽에 하중이 실려서 무릎을 쓸수록 연골이 닳는다. 퇴행성관절염으로의 진행이 빠르다. 결국 관절이 망가져 인공관절이 필요한 분들이 많다.”
―무릎 통증이 느껴져도 노화 때문이라고 생각해 내버려두는 이들이 많다고요.
“퇴행성관절염은 방치하면 점차 증상이 심해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통증이 느껴졌을 때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회복될 때까지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들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환자가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다양한 검사를 통해 통증의 원인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럼 어떤 환자에게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나요.
“초기엔 주사치료나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 비(非)수술 치료를 우선으로 시행한다. 연골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라면 연골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골 손상이 심해 이 같은 시술로는 완치를 기대할 수 없고, 일상적인 보행조차 어려운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65~70세 사이 고령환자 중 관절염이 심한 경우다. 단, 너무 늦게 병원을 찾으면 수술 자체가 불가할 수도 있다. 수술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인공관절 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손상된 관절을 플라스틱과 금속으로 대체하는 수술을 진행한다. 상한 관절면에 금속을 씌운 후 내마모성이 강한 재질을 끼워 통증을 완화하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가장 중요한 건 수술 전 환자에 대한 검사와 분석을 통해 철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환자마다 다리의 휘어진 정도, 관절염 진행 상황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같은 수술이라도 환자의 상태나 증상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다. 바른병원에서는 환자별 맞춤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 전에 환자별 작도를 하고 가이드 삽입 위치와 각도를 미리 선정한다. 또 1㎜ 정도로 섬세하게 관절 간격을 맞출 수 있는 환자 맞춤형 인공관절을 사용해 수술 성공률을 높인다.”
오 원장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서 정형외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국내에서 무릎 골관절염 및 반월상 연골판(이식술) 치료로 유명한 서울아산병원과 건국대학교 병원 등에서 다양한 치료 경험을 쌓았다.
―수술 후 환자가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 있다면요.
“무릎 질환은 ‘수술 반, 재활 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술 후 관리가 중요하다. 재활을 소홀히 하면 운동 범위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거나 통증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무릎을 구부리고 펴는 운동이나 적당한 수준의 걷기 운동이 필수다. 서울바른병원은 재활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수술을 받은 환자는 끝까지 책임진다는 자세로 도수치료와 운동치료 등을 제공한다. 환자 개개인도 재활에 신경써야 한다. 가벼운 걷기나 트레킹,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을 권한다.”
“제가 인공관절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꼭 하는 말이 있어요. 일상생활에서 큰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거죠. 100세 시대인데, 평생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으면 재앙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무릎 관리는 일회성 수술로 끝나선 안 됩니다. 환자가 수술 후 제대로 움직일 수 있게끔 시간을 두고 곁에서 재활을 돕죠. 그게 의료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승목 서울바른병원 관절센터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임상강사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스포츠센터 임상강사
―인천나누리병원 정형외과 관절센터 과장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형외과 외래교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외래교수
바른병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