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와 산지의 직거래를 유도하는 aT의‘온라인 경매’화면 이미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해 5월 경북 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 등 4개 기관과 다자간 협약을 했다. 경북 지역 농식품의 온라인 유통 활성화가 목적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위축된 지역 농산물 판로 개척과 거래 활성화가 뒤따랐다.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제주 감귤도 aT의 손길을 거쳤다. 감귤·양파·깐마늘·무·배추·수박 6개 품목이 aT의 온라인 경매로 소비자와 만났다. 경매는 매일 또는 주 1회 진행됐다.

aT가 지난해 올린 온라인 경매 실적은 156억원. 거래 물량은 양파·배추 등 26개 품목 8912t이었다. 경매 실적은 2019년 4억8000만원에 비해 1년 만에 무려 32배가 늘었다. aT는 “올해는 경북 성주군, 제주도와 협력해 온라인 경매 시스템을 활용하는 농산물 판매사를 대상으로 물류비 등을 지원한다”며 “다른 지방자치단체와도 온라인 경매 활성화를 위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 온라인 경매로 산지와 직거래

aT의 농산물 온라인 경매가 ‘비대면 코로나 시대’ 농산물 핵심 판매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대면 형태의 농산물 온라인 거래 표준 플랫폼으로 떠오른 것이다. 산지 농산물은 도매시장을 거쳐 소매시장으로 재분산되는 복잡한 유통 과정을 거친다. ‘과다한 물류비용’과 ‘신선도 하락’이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aT는 농산물 품질 표준화를 겨냥해 통신·영상 기술을 기반으로 2019년 온라인 경매를 시작했고, 지난해 확대했다. 농민은 땀 흘린 만큼 대가를 받고, 소비자는 저렴한 농산물을 구매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농산물 온라인 경매는 지난해 정부의 한국판 디지털 뉴딜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온라인 경매는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와 영농법인 등 판매자가 농산물 정보와 경매방식, 가격 등을 입력하면 시작된다. 판매자는 농식품거래소 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구매 희망자는 모바일 또는 개인 컴퓨터(PC)를 활용해 농산물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품질을 확인한 뒤 경매에 참여한다. 상품 이미지 사진만을 활용한 비대면 거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산지의 생생한 영상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한다. ‘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중간유통 단계 없이 농산물 거래를 유도해 물류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온라인 경매는 판매사에 1.05%(도매법인 수수료 평균 6% 내외)라는 저렴한 거래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낙찰 기준 가격을 제시해 ‘농산물 제값 받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매사는 시간·장소에 제약 없이 중간 유통비용을 제거한 적정가에 상품을 받게 됐다. 판매사는 현지 농장에서 곧바로 소비자 자택으로 농산물을 배송한다. 소비자는 ‘유통단계 단축’ ‘유통비용 절감’ 등으로 저렴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윤영배 aT 농식품거래소 본부장(오른쪽)이 최근 경북 성주군청에서 온라인 유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온라인 역경매, 모바일 서비스 도입

aT는 온라인 ‘역경매’도 시도하고 있다. 경매와 반대로 구매자가 품목·물량·가격을 올리면 aT가 이 조건에 맞게 농산물을 공급하는 판매자를 찾아주는 방식이다. 지난해 역경매 실적은 2억원. 올해는 소비자 단체와의 협력 등을 통해 역경매 물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aT는 온라인 경매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10월 모바일 웹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올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앞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모바일앱을 활용한 경매 참여가 가능하다.

aT는 내년 빅데이터 기술연계 등을 통한 ‘시스템 고도화’ ‘라이브 스트리밍 활용 실시간 온라인 경매’를 본격 추진한다. 지자체와 도매시장을 연계한 경매 확대, 단체 협업 모델 개발도 나선다. 통합 플랫폼화를 통해 온라인 경매 사업의 규모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농산물 직거래 확대를 위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쇼핑 생방송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윤영배 aT 농식품거래소 본부장은 “코로나로 농산물 유통 전반이 크게 위축돼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며 “비대면 서비스 중심으로 소비·유통구조가 빠르게 재편 중인 상황에서 온라인 경매는 새로운 농산물 유통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경매 참여사 모집과 지원사업 내용은 aT 농식품거래소 홈페이지(www.eat.co.kr)에서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