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본격적인 A(AI)·B(빅데이터)·C(클라우드)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변신의 핵심 키워드는 ‘로봇’이다. 로봇은 AI 기술을 비롯해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분야의 축적된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KT는 작년 10월 인공지능 로봇사업 전담조직인 ‘AI 로봇사업단’을 신설해서 로봇사업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하고 AI 로봇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협동로봇으로 똑똑해진 산업현장… 스마트팩토리 본격화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박원’ 공장에서 직원이 박스 더미를 로봇 앞에 갖다 놓자 로봇 팔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박스를 하나씩 들어 포장 기계에서 테이핑을 마친 후 다시 한켠에 차곡차곡 오와 열을 맞춰 쌓는다. 로봇 팔이 작업을 마치면 직원이 창고로 가져가서 납품 준비를 마친다. 피로도가 높은 단순 반복 작업을 로봇이 대신 한 것이다. KT의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이 만들어낸 협동 로봇이다. 이 업체는 KT 스마트팩토리 도입으로 피로도가 높아 실수가 많은 작업은 로봇에게 맡기고 직원들을 효율적인 곳에 배치해서 전문성과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시대를 공략한 로봇
“와, 로봇이 음식을 가져온다!” 서울 광화문의 음식점 ‘모던샤브하우스’에서 음식을 주문한 고객들이 음식을 나르는 로봇을 보고 탄성을 지른다. KT가 외식업체 썬앳푸드와 손잡고 선보인 2세대 AI 서빙 로봇이다. 현대 로보틱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서빙 로봇은 KT AI 로봇사업단에서 자체 개발한 3D 공간 매핑 기술, 자율 주행 기술 등 최첨단 소프트웨어를 탑재했다.
테이블 간 좁은 통로를 자유롭게 이동하고 장애물도 유연하게 회피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KT의 AI 로봇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면서 고객들이 비대면 서비스를 자주 접하고 있다.
◇'언택트 라이프'에 깊숙이 스며든 AI… KT 기가지니
KT의 AI 서비스 기가지니는 ‘언택트’ 열풍을 타고 급격히 확산됐다. 현재 270만 가입자를 돌파하며 국내 대표 AI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기가지니는 가정을 넘어 자동차, 호텔 등 다양한 생활공간으로 스며들며 ‘집콕’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고 있다.
‘스콜라스틱 튜터 시작해줘’ 가정에서 6살 아이가 기가지니에게 주문하자 TV에서 애니메이션과 결합한 영어 프로그램이 나오기 시작했다. KT가 미국 국공립학교 교과서 집필진과 함께 개발해 지난해 5월부터 제공하기 시작한 AI 영어 말하기 패키지 ‘스콜라스틱 AI 튜터’다. 기가지니는 AI 키즈·교육 서비스를 강화했다. 지난해 9월에는 한글을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는 ‘핑크퐁 한글이랑’ 서비스도 출시했다. 한글 동요 영상과 함께 한글 퀴즈 게임, 단어 만들기, 노래 따라 부르기 등을 통해 아이가 한글을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는 유아 교육용 서비스다.
기가지니는 집에서 온 가족이 모여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도 많다. 집에서도 간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기가지니 홈트레이닝’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인공지능 TV 기가지니를 통해 다양한 운동 영상을 제공해서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집에서 체계적인 운동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KT는 향후 언택트 시대 ‘가족이 함께 즐기는 AI’를 넘어 ‘어디서나 함께하는 AI’로 초지능 사회를 이끄는 것이 목표다.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송재호 부사장은 “지금까지 AI는 TV나 스피커를 통해 콘텐츠를 즐기고 가정용 IoT 기기를 제어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앞으로 KT AI는 모든 영역에서 삶의 질을 높여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