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변증은 간염이 장기간 지속하면서 간세포가 파괴되고 섬유화가 진행돼 점차 간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간경변증 환자의 70~80%는 B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나머지 10~15%는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그 외 알코올 과다 섭취와 여러 질환이 겹쳐 일어나기도 한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간경변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7년 10만8065명에서 2019년 12만2829명으로 최근 3년 새 6.6%나 증가했다.
만성 간질환이 간경변증으로 발전하면 다양한 합병증(복수, 정맥류출혈, 간성혼수 등)이 나타난다. 간암 발생 위험도도 현저히 증가한다. 한 번 간경변증으로 진단받으면 정상 간으로 회복되기가 어렵다. 진단 즉시 적절한 치료를 통해 심각한 상태로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간경변증 환자는 식욕부진과 메스꺼움 증상으로 고생한다. 이로 인해 자연스레 영양 섭취가 줄고 담즙산이 부족해지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소화·흡수 기능이 떨어져 체내 영양소 이용 효율이 덩달아 감소한다. 이처럼 간경변이 진행될수록 간 기능 악화뿐만 아니라 영양소 대사 문제가 동반된다. 간경변 환자에게 영양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대한간학회 학술이사인 김지훈 고대구로병원 간 센터 교수는 “적절한 에너지와 영양소 공급을 통해 영양 결핍을 교정하고, 간 조직의 재생을 촉진하는 게 간경변 치료의 주요 목표”라며 “합병증을 예방, 개선하고 남아있는 간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려면 평소 영양관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간질환 환자에게 있어 적절한 혈중 알부민 수치는 환자 생존율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문제는 식사만으로 알부민을 생성하는 데 필요한 'BCAA (Bran ched Chain Amino Acids·분지쇄아미노산)를 섭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BCAA의 복용으로 체내의 알부민 수치를 개선해야 한다.
최근 SCI급 저널(Nutrients)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BCAA을 6개월 간 하루 3포(BCAA 4g/포)씩 복용한 간경변 환자에게서 간 재생 척도를 알려주는 기준인 ‘MELD(Model for End-Stage Liver Disease score)’와 ‘CP(Child Pugh) Score’가 대조군 대비 유의하게 개선됨이 확인됐다. 또한 BCAA 복용은 간경변 합병증의 발생률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복수의 진행 및 악화와 간성뇌증 발생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해당 연구는 국내 13개 종합병원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본 연구는 BCAA 복용이 간경변증 환자의 예후를 개선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의미 있는 연구결과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