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 구간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한강. CU 한강 여의도 1호점이 보인다.

3일 오전 서울 잠수교가 침수됐다. 반포, 잠실, 여의도, 뚝섬 일대 한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한강 고수부지에 있는 28개 편의점 시설을 관리하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운영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도 한강 편의점은 대부분 수위가 높아져도 건물이 떠오르는 ‘플로팅 하우스’ 방식으로 지어져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일단 매점 시설이 물 위로 떠오를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한강 편의점의 평상시 모습.

‘부상형’ 한강 편의점 건물 바닥에는 부력을 낼 수 있는 밀폐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일대에 물이 차올라도 자동으로 떠오르게 된다. 가장자리 쇠기둥이 건물을 지탱하며 다른 곳으로 떠내려가지 않도록 한다. 위·아래로만 움직이는 것이다.

3일 오전 CU 한강 여의도 1호점 코 앞까지 한강 물이 차올랐다.

과거에는 폭우로 한강 물이 범람할 조짐이 보이면 컨테이너식 편의점을 지게차를 활용해 올림픽대로, 강변북로처럼 보다 높은 지대로 옮겨야 했다. 순식간에 물이 들어차면서 매점을 못 쓰게 되거나, 서해까지 편의점이 둥둥 떠내려가는 경우도 있었다.

1990년 9월 14일자 본지 보도에 따르면 그해 9월 13일 한강 공원이 홍수로 흙탕물에 잠겨 있다 이틀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잠실대교 밑에서 매점을 경영하던 한 점주는 이날 오전 1시간가량 한강공원을 헤맨 끝에 700m쯤 떠내려 간 매점 가판대를 잠실 수영장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한강 물 난리 소식을 다룬 1990년 9월 14일 조선일보 사회면 기사.

서울시는 2008년부터 한강공원 편의점을 부양식 건물로 바꾸기 시작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전히 ‘이동형 컨테이너 점포’ 또는 ‘천막형 점포’를 쓰는 매장도 일부 있는데, 이 경우 지게차로 시설을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3일 현재 서울 63빌딩 근처에 있는 CU 한강 여의도 1호점의 경우, 점포 코앞까지 한강 물이 들어찬 상황”이라며 “편의점이 수면 위로 부양할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말했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 관계자 역시 “저지대에 위치한 반포 1·2호점은 이미 부양 채비를 마쳤고, 상대적으로 높은 지대에 있는 뚝섬 한강 1·2·3호점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 200㎜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2010년 9월 11일 한강시민공원 반포 지구의 한 편의점이 물에 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