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없는 선수촌.' 요즘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의 풍경이다. 올림픽을 대비해 땀을 쏟아내던 선수들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지난 3월 말 2020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자, 선수촌에서 '격리'에 가까운 환경을 마다하지 않고 금메달의 꿈을 키워가던 선수·지도자 약 500명은 한시적으로 퇴촌했다. 외부에서 잠시 쉬며 긴장의 끈을 늦췄다가 5월 초부터 순차적으로 재입촌해 기량 담금질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국내 코로나 사태가 잦아들지 않는 바람에 입촌 시기가 계속 늦춰졌다. 이후 넉 달 가까이 시간이 흐르고 말았다. 선수촌은 9월쯤 훈련을 재개할 방법을 찾고 있다. 종목별로 현 국가대표팀 지도자 대부분의 계약 기간은 올해로 예정됐던 올림픽 일정과 맞물려 있다. 따라서 8월 말까지 대표팀 지도자 인선 문제부터 마무리해야 체계적인 훈련을 시작할 수 있다.
도쿄올림픽 전체 참가 인원 중 57%는 출전권을 확보했다. 나머지 43%는 올림픽 예선이나 올림픽 참가에 필요한 세계 랭킹 점수가 걸린 국제대회를 거쳐야 한다. 이런 종목을 관장하는 국제연맹은 일정을 조정하고, 랭킹 산정 방법 등을 마련하는 중이다. 한국이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딴 종목은 야구, 축구(남자), 농구·배구·핸드볼(이상 여자), 양궁, 태권도, 탁구, 사격 등 19개(157명)이다. 축구(여자), 농구·핸드볼(이상 남자) 등은 최종 예선 등을 통해 올림픽 티켓을 노려야 한다.
IOC는 지난주 총회를 열고 내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 일정을 기존과 똑같이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남은 예선 일정을 정상적으로 치르지 못할 수 있다.
IOC 최장수 멤버인 딕 파운드(캐나다) 위원은 "코로나 때문에 도쿄올림픽이 취소될 경우 각종 국제대회 일정 등에 파행이 우려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도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