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벨루가 삼남매.

전남 여수의 주요 관광시설인 아쿠아리움에서 멸종위기 직면종 ‘러시아 흰고래(벨루가)’ 한 마리가 지난 20일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수 한화아쿠아플라넷은 벨루가 수족관에서 관리 중인 12살 수컷 벨루가 ‘루이’가 지난 20일 새벽 폐사해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한화아쿠아플라넷은 고래연구센터와 서울대 수의학과에 부검을 의뢰한다. 2주 뒤 폐사 원인이 나올 예정이다.

여수 벨루가.

죽은 벨루가 루이는 2012년 5월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한 달 전 러시아에서 루오(수컷·11살), 루비(암컷·10살)와 함께 여수 수족관에 반입됐다. 희귀종 보존, 해양생태 연구, 관람 등이 반입 목적이었다. 벨루가 삼남매는 엑스포 이후 남해안 핵심 관광 도시로 거듭난 여수의 상징과 같은 동물로 떠올랐다. 여수에는 이제 벨루가 두 마리가 남았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벨루가 세 마리는 지난 9년간 상업적 목적의 전시 관람용으로 이용됐다. 한화 아쿠아플라넷과 해양수산부는 남은 벨루가 두 마리의 자연 방류 계획을 마련하라”며 “한화 아쿠아플라넷은 벨루가의 자연방류에 협조하고, 벨루가 폐사 원인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져라”고 말했다.

여수 벨루가.

고래목에 속하는 벨루가는 최대 몸길이 4.5m, 무게 1.5t에 평균 수명은 30~35년이다. 주로 북극해와 베링해, 캐나다 북부해 등에 분포한다. 벨루가는 동그란 이마와 웃는 얼굴 모양, 아름다운 몸체를 지니고 있다. 핑크빛에서 점점 흰색으로 변한다. 남획 탓에 ‘멸종위기 직면종’으로 지정될 만큼 희귀 동물이다.

벨루가 전문가들은 “수심 20m에서 700m까지 자유롭게 유영하는 고래류의 특징을 무시하고 벨루가를 좁은 수족관에서 키웠다”며 “그런 환경이 벨루가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객이 여수 벨루가를 관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