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라면 80년후 지구상에서 북극곰이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북극곰의 개체 수 변화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가늠케 하는 척도 중 하나다.
20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 등에 따르면, 최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는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바다 얼음이 줄면서 북극곰의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는데 이 같은 속도가 지속된다면 2100년 말에는 북극곰이 멸종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미국과 캐나다 과학자로 구성된 연구진은 해당 연구에서 북극곰의 에너지 사용량을 모델화한 뒤, 이를 토대로 이들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을 계산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 북극곰은 바다 얼음 위에서 먹잇감을 사냥하는데 해빙이 줄면 식량 부족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번식에도 실패한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북극곰들은 수개월 동안 단식을 하는 데 익숙하지만, 먹이 없이 너무 오래 버티면 결국 몸의 상태가 안 좋아지고 번식력과 생존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2040년쯤에는 많은 북극곰들이 번식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처럼 높은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되면 2100년쯤에는 북극곰이 최북단에만 남아 있게 될 것이고, 온실가스 배출이 적당히 완화된다 하더라도 북극곰 대부분은 2080년까지 번식 실패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됐다.
과학자들은 현존하는 북극곰의 개체 수를 2만6000마리 미만으로 추산한다.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 캐나다 북부의 허드슨만, 알레스카와 시베리아 사이 추크치해 등에 서식한다. 이미 북극곰의 개체 수는 많이 줄은 상태다. 북극곰 서식지 중 가장 남쪽인 허드슨만에서는 북극곰 개체수가 1987년과 비교해봤을 때 약 30% 감소했다.
연구진 중 한 명인 피터 몰나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북극곰이 기후 변화로 고통을 겪을 것이라는 것은 그동안 자명한 일이었지만, 기후변화가 궁극적으로 북극곰의 멸종으로 이어질지, 언제 급격한 개체 수 감소가 있을 것인지 등은 확실하지 않았었다”며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스티븐 앰스트럽 ‘북극곰 인터내셔널’ 수석 연구원은 “북극곰 어미들이 새끼를 낳는다고 해도 얼음이 얼지 않는 기간을 버티며 젖을 줄 만큼의 체지방이 없어 결국은 새끼를 잃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앰스트럽 연구원은 “북극곰 개체수를 둘러싼 임박한 위험은 인류가 닥쳐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거하기 위해 당장 행동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