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학교 여자화장실에서 비슷한 시기 몰래카메라가 잇따라 발견됐다. 모두 현직 교사들이 유력한 용의자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 교사들의 범행 시점이 언제부터인지에 따라 피해 규모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한 교사 휴대전화엔 몰카 영상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져 학생과 교직원들의 피해가 커질 전망이다.
9일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도내 학교 2곳에서 불법촬영카메라가 발견됐다. 두 건 모두 여자화장실을 이용하던 교직원들에 의해 발견됐다. 카메라 설치 장소도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발생한 사건은 지난달 24일 오전 9시30분쯤 A학교 1층 여자화장실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카메라를 압수하고,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이날 오후 5시30분쯤 남자 교사를 용의자로 특정해 현장에서 임의동행했다.
이 교사는 경찰에 카메라 설치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당일에 카메라가 발견됐다”며 촬영일은 하루뿐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경찰이 A 씨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에서는 몰카 영상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교사가 촬영한 것이 불법촬영물인지에 대해 포렌식 분석중이다. A학교의 경우 언론보도를 통해 김해 모 고등학교인 것이 확인됐다. 경찰은 해당 교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청구해 창원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도내 몰카 발생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사흘 뒤 지난달 26일엔 도내 또 다른 B학교 교직원 화장실에서 몰카가 발견됐다. 화장실을 이용하던 교직원이 카메라를 발견해 신고가 됐다. 카메라를 설치한 이는 나흘 뒤인 29일 경찰에 방문해 자수했다. 이 학교 현직 30대 남자 교사였다.
도교육청에서는 B학교에 대해 2차 피해를 우려, 지역과 학교명 등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았다. 다만 본지 취재 결과 창녕에 위치한 모 중학교로 확인됐다.
경찰이 해당 교사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압수해 분석했지만 별다른 몰카 영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교사는 “호기심에 카메라를 설치했는데, 설치한 당일 발견됐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도교육청은 해당 교사들을 직위해제한 후 대체강사를 투입했다. 또 피해를 호소하는 교직원들에 대해서는 상담치료를 진행중이다. 불법촬영카메라 탐지 장비를 이용해 도내 학교 전수점검도 벌이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학생들의 피해다. 도교육청은 “두 학교 모두 카메라 발견 당시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진행했다”며 현재까진 피해 학생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A교사가 몰카를 설치한 화장실의 경우 교직원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이용하는 화장실이었다. 실제 몰카 설치 시기에 따라 피해 학생이 나올 수도 있다.
게다가 두 교사 모두 카메라 설치시기나 설치장소, 방법이 비슷한 점, 모두 여자화장실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공모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교사 전임 학교에 대한 조사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