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오른쪽)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기아차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현대차그룹이, 오른쪽은 SK그룹이 배포한 사진이다.

‘같은 사진, 다른 느낌.’

7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충남 서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공장에서 만나 미래 전기차 배터리와 신기술 분야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회동 직후 두 그룹이 동시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보도자료 내용과 함께 첨부된 사진이 재계에서 화제다.

두 회사는 최 회장과 정 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 로고와 SK 배터리가 탑재된 기아 전기차 니로 앞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언론에 배포했다. 얼핏 보기엔 비슷한 사진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다소 차이가 있다. 현대차가 배포한 사진에서는 최 회장이 체크무늬가 들어간 밝은 파란색 정장을 입고 있는데, SK가 배포한 사진 속 최 회장의 옷은 상당히 짙은 색이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재계에서는 각 그룹 홍보실에서 사진을 배포하기에 앞서 색보정을 하는 등 이른바 ‘포토샵 작업’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차그룹은 정 부회장이 좀 더 밝고 환하게 나오는 방향으로 색 보정을 했고, SK그룹은 최 회장의 파란색 정장 색이 튀기 때문에 어두운 쪽으로 색 보정을 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재계 관계자는 “백 마디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전달하는 내용이 훨씬 더 임팩트있다”며 “재계 총수 이미지를 신경 쓰는 각 그룹 홍보팀에서는 언론에 알려지는 회장 말 한마디, 한 마디뿐 아니라 사진에도 큰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흔히 PI(President Identity)로 불리는 최고경영자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각 기업은 최고경영자의 이미지를 관리에 적극적이다. 최고경영자의 이미지는 기업가치와도 직결될 정도로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주기적으로 새로운 공식 프로필 사진을 찍어 언론에 배포할 때도 이런 점을 크게 고려하고 있다.

이날 사진 논란에 대해 현대차와 SK 측은 “각 회사에서 찍은 카메라 렌즈 설정값이 다르기 때문에 달라 보이는 것”이라며 “기본 보정 외에는 별도 포토샵 작업은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