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그나 퍼그같이 얼굴이 납작한 개들이 다른 품종보다 열사병에 걸릴 확률이 훨씬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팅엄대학교와 영국왕립수의대학 공동 연구진은 열사병을 치료받은 개의 사례 1200건을 포함한 100만 마리의 데이터를 조사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트’에 1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개들은 사람처럼 땀을 흘리지 않기 때문에 체온을 낮추기 위해 혀를 내밀고 숨을 헐떡인다. 하지만 땀을 흘리는 것에 비해 효율성이 낮다. 개들은 더운 날 차에 20분만 타도 열사병에 생길 수 있고, 열사병을 진단받은 7마리 중 1마리는 죽는다고 한다.
◇얼굴 납작한 개들, 냉각 효율 낮아
연구 결과 얼굴이 납작한 개들은 열사병에 걸릴 확률이 높았다. 연구진은 열사병의 큰 위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래브라도를 기준으로 삼았다.
잉글리시불도그는 래브라도보다 열사병에 걸릴 확률이 14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프렌치불도그도 6배, 퍼그도 3배나 열사병에 걸릴 확률이 높았다.
연구진은 “단두(短頭) 종 개들은 냉각 메커니즘이 비효율적”이라며 “숨을 헐떡이면서 열을 잃는 것보다 오히려 숨을 쉬면서 더 열을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털, 근육량, 비만도 열사병 요인 중 하나
연구진은 다른 요인도 열사병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차우차우(17배)나 골든리트리버(3배) 품종은 털로 인해 열사병 위험이 증가한다. 이 개들은 공기를 가둘 수 있도록 털이 이중으로 되어 있는데, 이 구조가 더운 날씨에 열을 식히는 걸 방해한다.
그레이하운드는 높은 근육량 때문에 열사병에 걸릴 확률이 4배나 높았다. 운동 후 열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 있다. 비만이나 근육량 때문에 평균 몸무게를 초과하는 개들 또한 위험성이 높아졌다.
연구진은 “개들은 인간처럼 체온을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날씨가 따뜻해짐에 따라 열사병의 징후를 경계해야 한다”며 “납작한 얼굴의 품종들과 과체중인 개들의 주인들은 애완동물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