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는 수산물 집산지다. 남도의 젖줄 영산강은 목포로 흘러든다. 전남 서남해 제철 수산물은 바다와 강물의 길목 요충지 목포로 모여든다. 낙지·홍어·민어·꽃게·갈치·병어·준치·아구·우럭이 그렇다. 목포가 자랑하는 9미(味) 음식 재료다.
지난해 4월, 목포는 서울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맛의 도시 목포’ 선포식을 열었다. 9미를 바탕으로 한 목포 음식의 전국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목포시는 “뛰어난 맛에 비해 덜 알려진 목포 음식재료와 음식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리고자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9미’로 전 국민의 ‘구미(口味)’를 당기겠다는 전략이었다.
김종식 목포시장은 “우리 음식은 가지각색의 식재료만큼이나 그 맛도 다양해서 사시사철 맛이 살아있다”며 “좋은 음식재료, 전통을 이어온 솜씨, 깨끗하고 친절한 서비스로 최고의 맛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목포 9미 음식은 냉동 보관 기술로 계절과 상관없이 즐긴다. 자연산 수산물이 가장 맛이 오르는 제철을 따지면, 봄에는 준치무침·꽃게무침(암꽃게)에 이어 여름 민어회·병어회(찜)가 식탁의 중심을 차지한다. 또 가을 찬 바람이 불면 세발낙지·꽃게무침(수꽃게)·갈치조림, 겨울철에는 홍어삼합·아귀탕(찜)이 맛의 절정에 이른다. 양식 우럭으로 조리한 맑은탕(우럭간국)은 사시사철 맛을 유지한다. 9미 식재료 중 세발낙지·홍어·민어·병어·먹갈치는 목포가 사실상 최대 주산지다.
목포 맛의 진수를 느끼는 ‘해양포차 단지’가 들어선다. 목포시는 “맛의 도시에 걸맞은 최고의 음식과 바다 감성을 만끽하는 ‘삼학도 항구포차’ 단지가 오는 12일 오후 6시 개장한다”고 9일 밝혔다.
목포시는 지난해 10월 삼학도 옛 해경부두 부지에 해수청 허가를 받아 15개 부스로 구성된 항구포차 단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포차 단지는 포차당 조리실 컨테이너 1개 동과 36명 동시 입장이 가능한 천막 1개(가설 건축물)를 갖췄다. 시는 “항구포차는 관광객에게 항구도시의 특별한 맛과 분위기를 선물할 것”이라며 “맛과 항구로 특화된 지역 이미지와 어울리는 포장마차 단지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메뉴 종류는 105개에 이른다. 낙지·민어·홍어삼합 등 9미를 기반으로 한 목포의 전통 음식뿐만 아니라 점포마다 특색 있는 자체 메뉴를 개발했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운영자 15명을 선정했다고 한다. 1년 단위로 심사를 받아 최장 3년까지 영업이 가능하다. 이들은 “맛있는 음식과 친절, 청결로 항구포차를 대한민국 최고의 명물포차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메뉴는 1인당 1만원대로 상한선을 뒀다. 4인 기준으로 4만원대에서 메인 요리를 맛보는 것이다.
목포시는 여수의 낭만포차 거리를 벤치마킹했다. 낭만포차는 2016년 5월 개장했고, 여수는 밤바다 관광의 성지로 부상했다. 하지만 여수의 경우 낭만포차가 민가와 가까워 밤마다 소음과 쓰레기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결국 낭만포차를 주택가와 먼 다리 밑으로 옮겼다.
이를 고려해 목포는 삼학도 공원 내에 포차 단지를 세웠다. 민가는 물론 상가도 없는 해안가다. 목포시는 “버스킹 공연 소음에 따른 민원을 제기할 주민이 없는 지역”이라며 “관광객이 마음껏 낭만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목포시는 12일 개장식 하루에 한해 모든 메뉴(주류 제외)를 절반 할인해 판매하도록 했다. 포차 단지에는 목포 내항과 유달산을 배경으로 한 상설 야외무대를 설치했다. 매주 금·토 실력파 음악인이 공연을 연다. 항구포차 단지는 목포역에서 삼학도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타면 5분쯤 걸린다. 매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