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27개월 된 남자 아기가 '아빠 무서워' '아빠 저리 가' 같은 말을 자주 합니다. 아빠에 대한 아기의 친밀감을 높여줄 방법이 없을까요?
A. 하루 중 자녀가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과 그 시간 동안 보내는 내용에 대해 확인해보세요. 영아는 만 1세까지 양육자와 정서적 유대감이 강해지는 애착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때 함께 보내는 시간과 더불어 아기 행동에 온정적으로 반응해주는 양육의 질이 애착을 갖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엄마보다 양육에 참여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은 아빠는 아기와 애착을 형성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혹시 아빠가 일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피곤하니까 쉬게 해주자'나 '아기가 아빠보다는 다른 사람하고 있는 것을 더 좋아하니까' 같은 생각에 아빠가 양육에서 자연스럽게 빠졌던 것은 아니었을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그렇다고 오늘부터 당장 아빠가 모든 양육에 참여하는 것도 어려울 거예요.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라는 말이 있지요. 매일 조금씩 양육에 참여하기 시작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빠와 목욕하기, 잠자기 전 아빠랑 책 읽기, 아빠와 로션 바르기, 아빠와 빨래 개기, 산책 가기 등 매일 일상을 함께하는 게 필요해요. 처음부터 아빠와 단둘이 있으면 자녀가 부담스러워할 수 있으니, 엄마와 함께 있다가 조금씩 아빠와 둘이서 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 보세요.
때론 아빠가 하는 행동이 미덥지 못할 수도 있어요. 무엇이든 안 해본 것은 서툴기 마련이니까요. 영아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를 아빠가 할 수 있도록 기회를 계속 만드는 것도 중요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아빠도 자녀의 놀이와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고 어떻게 놀아주고 반응하는 것이 좋을지 연구해보세요.
아빠와 함께하는 놀이는 신체적이며 모험적인 변화가 많고 문제를 해결하는 기회를 많이 준다고 합니다. 다만 아빠 혼자 주도하는 놀이가 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는 있어요. 자녀가 관심이나 흥미가 없는데도 아빠가 재미있다고 계속하자고 요구하면 영아는 바로 다른 양육자를 찾을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