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부산신항에서 발생한 컨테이너선과 육상 크레인의 충돌사고는 부족한 선박 평형수와 과속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의 사고 원인 조사결과 중간발표에 따르면, 컨테이너운반선 ‘밀라노브릿지’는 화물이 실려 있지 않은 공선(空船)상태에서 선박평형수를 충분히 채워 넣지 않은 채 과속으로 접안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물이 실려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선박평형수를 채워 운항해 조정성능을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이 배는 중국 조선소에서 수리·검사를 마친 뒤 선박평형수를 10%만 채워 프로펠러의 3분의 1이 물 위로 드러난 상태로 접안을 시도했다. 조종성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보통(6노트)보다 빠른 8노트의 속력으로 접안을 시도하면서 배가 부두 쪽으로 밀렸고, 이에 육상크레인과 충돌했다는 게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의 설명이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은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프로펠러가 노출될 정도의 흘수가 낮은 선박이나 초대형선 등이 입출항할 경우 도선 및 예선 운영에 관한 개선사항을 발굴, 올해 하반기 조사결과를 최종 공표할 때 같이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4월 6일 발생한 이 사고로 부산신항 2부두 8번 선석에 있는 육상크레인 1기가 완파됐고, 3기가 부분 파손됐다. 또 밀라노브릿지 역시 선미부와 좌현 외판 일부가 손상됐다. 피해금액은 300억원대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