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아내와 결혼해 ‘한국 사위’라는 별명이 붙은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가 한국산 코로나 진단 키트를 공수할 당시 상황에 대해 “미 연방 정부의 금 보유고를 지키는 것 같았다”고 했다. 지난 30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호건 주지사는 한국에서 코로나 진단 키트를 공수하던 급박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호건 주지사는 지난 20일 아내를 통해 한국으로부터 코로나 진단키트 50만개를 메릴랜드로 공수했다. 그는 “22일동안 밤낮으로 한국과 조율했다”며 “한국 대사관과 양국 과학자들도 투입됐다”고 했다. 급박하게 진행된 터라 진단 키트가 비행기에서 내리기 24시간 전에 겨우 미 FDA 승인이 떨어졌다고도 했다.
진단 키트를 50만개를 실은 대한항공 비행기는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착륙했는데, 호건 주지사는 “메릴랜드 주립 경호원들과 주립 경찰을 동원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했다”며 “(진단 키트)는 우리에게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으로 마치 포트 녹스(Fort Knox) 같았다”고 말했다.
포트 녹스는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 있는 미국의 육군 기지로 미 연방 정부의 금괴 등을 보유하는 금고다. 이 곳에서 보관하고 있는 금괴의 양은 약 2833톤으로 그 중 정부 보유량이 약 2200톤에 달한다고 한다. 2016년 금 시세를 기준으로 약 477조원에 달하는 양이다. 때문에 포트 녹스는 세계에서 가장 경비가 삼엄한 장소로 3위 안에 든다. 호건 주지사가 포트 녹스를 언급한 이유도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다수의 경비 인력을 투입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호건 주지사는 “공수해 온 진단 키트는 현재 비밀 장소에 보관돼있고 주립 경호원 1300명과 주립 경찰 800명을 동원해 8시간씩 3교대로 지키고 있다”며 “우리 시민들 수천명의 목숨이 달린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검사 키트가 부족해 코로나 진단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에서 메릴랜드주에는 유일하게 모든 환자와 의료진, 요양병원 직원들을 검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