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진(40) 대흥가구 대표가 18일 경기 남양주시의 창고에서 새것처럼 손질한 주방 용품을 정리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요즘은 저희 같은 (폐업처리) 업체들도 많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소중한 가게 문을 닫는 분들 마음만 하겠습니까.”

서울 황학동과 경기도 남양주에서 업소용 중고 가구와 각종 주방기기를 취급하는 전영진(40) 대흥가구 대표는 18일 코로나 이후 경기 악화로 인한 소상공인 업계의 어려움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 회사는 폐업이나 업종 전환 등의 이유로 내놓는 가구나 집기, 주방 설비 등을 사들여 새것처럼 수리해 판매하는 전문 업체다. 남양주에 2000여평의 매장을 두고 서울·경기 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한다.

이런 회사 입장에서는 문을 닫는 업소가 있는 만큼 새로 문을 여는 업소도 많아야 장사가 잘된다. 전 대표는 “하지만 몇 년째 이어온 자영업 불황에 더해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덮치면서 폐업 업체 수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개업 업소는 크게 줄어 (폐업처리 업체도)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예년과 비교하면 중고 매입은 늘었지만, 매출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한다. 재고가 늘편서 업계 전체적으로 매입 가격은 물론 판매 가격도 내림세다. 가구와 주방 용품, 조리 기구 등 품목마다 다르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20~40% 정도 내렸다고 한다.

전 대표는 “폐업 상담을 위해 연락 주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정말 남 일 같지 않다”면서 “우리 같은 작은 기업들이 모두 다 어렵지만, 어떻게든 살 길이 보일 거라고 믿고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 미뤄놨던 업소 재단장을 저렴하게 하려 찾아오는 사람도 종종 있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폐업을 선택한 소상공인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 폐업 점포 지원’을 신청할 수도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hope.sbiz.or.kr)을 통해 최대 200만원까지 점포의 철거·원상복구 비용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정부는 올해 소상공인 폐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 사업의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중기부는 “당초 계획했던 1만1000개보다 8200개가 늘어난 1만9200개 점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