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무신사룩으로 유행했던 모나미 패션.

이 패션의 '별명'은 무엇일까.
①신천지룩 ②모나미룩 ③무신사룩 ④김밥룩

흰 상의에 검은 하의는 부르기 나름인 평범한 패션이지만,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출생)일수록 ②번 모나미룩 또는 ③번 무신사룩을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모나미 153 볼펜을 닮은 이 패션은 한때 길거리를 온통 물들일 정도로 큰 인기였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를 통해 유행하면서 ‘무신사룩’이라고도 불려왔다. 비록 최근 갑작스럽게 ‘신천지룩’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이와 관계없이 2010년대를 휩쓴 대표적인 무신사룩 중의 하나로 꼽힌다.

네이버 인기 웹툰 '복학왕' 52화에는 '모나미룩' 열풍을 다룬 내용이 나온다.


◇무서운 무신사, 폭풍 성장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지난해 상품 거래액과 매출이 전년 대비 2배씩 늘었다. 무신사는 지난해 거래액 9000억원, 매출 219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2배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93억원으로 92% 늘었다. 5년 전 무신사의 매출(329억원)·영업이익(96억원)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2~3년 전부터 서울 시내에 등장한 무신사 광고. 젊은 세대에겐 유명해도 5060세대 사이에선 최근까지도 '무신사가 뭐냐' '일본말이냐' 같은 궁금증을 유발하는 회사였다.

무신사에는 3700여개 패션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구두·운동화 품목 수만 2만1800개다. 7000원짜리 저가 제품, 나이키·아디다스 같은 유명 브랜드, 130만원대 명품 발렌시아가 운동화까지 판매한다. 패션 웹 매거진, 단독 온라인 화보, 회원 600만명이 패션 정보·신변잡기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게시판, 길거리 멋쟁이 사진 등 다양한 콘텐츠로 밀레니얼 소비자를 공략해왔다.

이 회사의 전신(前身)은 대표 조만호(38)씨가 고교 3학년이던 2001년 포털 사이트 '프리챌'에 개설한 운동화 마니아 커뮤니티 '무지하게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다. 프리챌 커뮤니티는 1020세대 회원들이 운동화 구입 후기와 정보를 나누고 자랑하던 공간이었다. 2005년 별도의 사이트로 독립했고, 2009년 '무신사 스토어'를 열어 직접 옷과 신발을 팔면서 유통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것이 2020년 봄·여름 시즌 'Z세대(1995년 이후 출생)'의 갬성(감성을 의미하는 유행어)이란 말인가…무신사 사이트의 '코디'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최신 패션 트렌드를 구경할 수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무신사 랭킹’(판매 순위)에 들어야 길거리 유행이 된다”는 말이 나온다. 휠라·커버낫·디스이즈네버댓 같은 국내 브랜드들이 무신사를 발판 삼아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이에 일부 패션 브랜드는 상품 사재기·조회 수 올리기 등 데이터 조작으로 랭킹 상위권에 진입하려다 무신사 측에 적발된 적도 있다. 마치 음원 업계에서 제기된 ‘불법 사재기·음원 순위 조작’을 떠올리게 한다. 무신사는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랭킹 관리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무신사는 국내 10번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벤처기업) 기업으로 등재됐다. 최근 쿠팡·신세계인터내셔날·삼성물산 패션부문 등 이커머스 업체부터 최상위 패션 기업들까지 앞다퉈 밀레니얼 소비자를 겨냥한 온라인 패션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날로 심화하고 있다. 조만호 무신사 대표는 “입점 브랜드들이 함께 성장하도록 생산 자금 지원 금액을 5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브랜드 지원 사업 확대에 전력투구해 플랫폼 차별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