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원래 비례당 협상을 했던 '정치개혁연합'의 하승수 집행위원장은 20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이낙연)보다 막강한 힘을 휘두르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낙연보다 양정철이 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했다. 비례 민주당 협상 때 양 원장이 개입하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하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양 원장은 청산해야 할 적폐 중 적폐로 민주당 중진들조차 양정철 눈치를 본다"며 "연합정당이라는 중요한 기획을 말아먹고 민주화운동 원로에 대한 마타도어를 퍼뜨렸다"고 했다. 하 위원장은 이후 본지 통화에서 양 원장이 개입한 정황 중 하나로 비례당의 정당 명칭을 거론했다.
하 위원장은 "민주당과 공식 라인에서 소통할 때는 연합정당 명칭을 '민주녹색미래당'처럼 참여 정당 이름을 병기하는 방식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시민을 위하여'와 손잡은 후 '더불어시민당'이라는 이름으로 정해졌다. 하 위원장은 "위성 정당임을 더 강조하기 위해 양 원장이 주도한 비선 라인이 이렇게 의사 결정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원장은 지난 13일 공식적으로 비례당 권한을 이해찬 대표로부터 위임받은 직후 '시민을 위하여' 비례 후보 영입에도 직접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을 위하여'는 처음엔 "우리는 각 정당 후보를 내는 빈 그릇"이라고 했다가 지난 18일 시간이 부족하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직접 후보 영입에 나섰다. 여권 관계자는 "양 원장이 영입에 나서자 '시민을 위하여'도 태도를 바꾼 게 우연이 아니다"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양정철은 개국공신 광흥창팀의 수장, 이낙연은 친문의 데릴사위로 '성골 조국'의 낙마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육두품에 불과하다"며 "당연히 양정철이 권력 서열에서 이낙연의 위에 있을 수밖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