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크루즈선 대응이 총체적 난국이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음성 판정을 받아 내린 승객 가운데 감염자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후생노동성이 일부에게 '외출 자제' 요청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3700여명이 탔던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16일 NHK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은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승객들이 지난달 19일~23일 하선할 때 일부 탑승객에게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라'는 내용이 적혀있지 않은 안내 문서를 배포 했다고 밝혔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문서에 외출 자제 요청이 별도로 기재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외출한 사람이 있었을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실제로 자택대기 요청을 무시한 탑승객은 이미 적발된 사례가 있다. 시즈오카시에서 하선 후 양성 판정을 받은 60대 남성은 헬스클럽을 두 차례 이용했으면서도 보건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하선 당일인 20일, 그리고 22일 헬스클럽을 35~40분 간 이용했는데 정부에 "근처에 두번 쇼핑하러 갔다"고 밝혔다

음성 판정을 받아 하선한 승객 가운데 뒤늦게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는 계속 늘고 있다. 전날 후생노동성은 하선한 1011명 가운데 7명이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선내 대기 기간에 의료기관에 이송된 사람과 그 지인 153명 중에서도 15명이 감염된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이중 11명은 하선할 때는 음성이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19일 탑승객을 내리게 하면서 미국 등과 달리 별도 격리 조치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까지 가게 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하선 후 감염 사실이 확인 됐을 경우를 전혀 상정하지 않은 조치라는 지적이 나왔다.

음성 판정을 받고 하선한 60대 여성이 뒤늦게 감염 사실이 확인 됐는데 하선 후 남편과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까지 갔고 한번은 쇼핑을 하러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감염 사실이 새로 밝혀진 미에현의 70대 남성도 하선 후 12일이 지나서야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까지 갔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 일본의 감염자 수는 1530명으로 늘었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객이 712명, 우한 전세기 탑승자가 14명, 일본 본토 감염 의심자가 80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