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時 준하는 중국 특색 봉쇄조치 지방정부 줄이어
자택에 고립되면서 모바일게임 등으로 지루함 달래
텐센트 '아너 오브 킹스', 日 사용자 2년만에 1억명 돌파
중국에 시작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지방정부의 전시(戰時)에 준하는 봉쇄조치가 이어지면서 게임산업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발원지 우한이 있는 중국 후베이성의 스옌시는 ‘우한 폐렴(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장완구 전역을 지난 13일부로 전시 통제한다고 밝혔습니다. 의료진 등을 제외한 일반 주민은 외출이 금지된 상태입니다. 후베이성에 있는 또 다른 도시 황강시도 14일 0시부터 모든 주택단지를 2주간 전면 폐쇄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중국 곳곳은 우한 폐렴이라는 비상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철저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중국 특색의 과감한 통제조치들입니다.
때문에 상당수 중국인들은 집안에 갇혀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상황입니다. 산둥성 동부에서 중학교 교사로 근무중인 장루씨는 "학기 중에는 휴대전화를 3시간만 쓰는데, 춘절(설) 연휴기간에는 지루해서 최소 8시간 이상 사용했다"고 말했습니다.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우한과 인근 지역에 수백만명의 중국인들이 자택에 고립되면서 재택근무와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인터넷에 의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모바일게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시자롱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온라인게임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촉발된 혼란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올 1월 이후 블록버스터 게임들은 플레이 시간과 게임 내 구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중국 텐센트의 ‘아너 오브 킹스(Honor of Kings)’라는 게임은 평소 하루 사용자가 6000만~7000만명 수준이었지만, 춘절 연휴 기간에는 1억2000만~1억5000만명까지 접속이 폭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루 사용자가 1억명을 넘어선 것은 2018년 2월 이후 2년만에 처음입니다.
시노링크 증권은 텐센트의 또 다른 게임인 ‘게임 포 피스(Game for Peace)’는 춘절 연휴 기간에 2억위안(338억원)~5억위안(846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전염병이 돌자 가상 세계에서도 전염병을 소재로 한 게임이 인기입니다. 이달 14일 기준으로 애플 앱스토어 중국 계정 유료게임 순위 1위를 차지한 게임은 ‘플라그(Plague)’입니다. 이 게임은 완벽한 바이러스를 개발해 지구상의 모든 사람을 감염시키고 사망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중국 내 학교들이 잇따라 개학을 연기하면서 게임회사들은 호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번스타인 리서치는 "모든 제품·서비스가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코로나19에 따른 피해에서) 다소 보호를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중국 게임회사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마냥 좋아할 수는 없습니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는데 특수를 누린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에 갇힌 답답함에 잠시 게임으로 위로를 받았던 중국인들이 하루빨리 우한 폐렴 사태 이전처럼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길 기대합니다.